"소풍 간다고 예쁜 옷 갈아입고 왔지. 얼마나 좋은지 몰라!"
지난 14일 오전 7시30분 영주제일교회 앞마당. 충남 천안의 독립기념관과 유관순 열사 기념관 봄 나들이에 나선 이 교회 경로대학생과 교사 등 170여명은 초교생처럼 들뜬 모습으로 소풍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박춘자(69·영주시 부석면) 학생은 "어제 일찍 내려와 시내에 있는 친구 집에서 자고 새벽 일찍 나왔다"며 "새옷도 입고 설레는 맘으로 소풍에 참석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버스가 출발하자 모두가 들뜬 맘으로 노래를 시작했고 장단에 맞춰 어깨춤을 덩실덩실 추었다. 3시간이 넘는 여정이지만 누구 하나 지친 기색은 찾아볼 수 없었다. .
독립기념관에 도착한 학생들은 독립투사들의 투옥장면과 고문당하는 모습에 "에이그, 몹쓸 것들"이라며 혀를 내둘렀고 유관순기념관에서는 '벽관 체험'장에 갇혀있는 모형 인형(유관순)을 보고 "아이구, 꽃다운 시절 어찌 보냈을꼬"라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구경을 마친 학생들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이내 동심으로 돌아갔다. 관광객들에게 기념으로 찍어주는 태극기 모형의 스탬프를 찍겠다고 길게 늘어서고 선생님을 졸라 기념촬영도 했다. 각자 준비해온 간식도 나눠 먹으며 미뤄두고 온 고향집 사과밭과 포도밭 일은 모두 잊은 듯했다. 돌아오는 여행길은 아쉬움 때문인지 피곤함도 잊은 채 노래하고 춤추며 인생 황혼기의 여정을 불태웠다.
강한구(72·장로) 학장은 "매년 두 차례씩 여행을 다니지만 학생들의 열정에 놀라 인생 황혼기를 맞은 노인이라는 생각을 잊게 된다"며 "앞으로 뜻깊은 여행이 되도록 철저한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홍애련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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