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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하의 골프 즐겨찾기] 골프의 특성 알아야 '80대 진입'

초보자들이 처음 골프에 입문하면 복잡 다양한 이론을 접하게 된다. 또 코치 외에 골프 선배들이 하나같이 자신만의 노하우를 일일이 열거하면서 밑도 끝도 없는 이론으로 초보자들의 머리를 쥐나게 만든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디 턴으로 스윙해야 한다든지, 손목 롤링으로 공을 쳐야 한다든지, 클럽을 목표쪽으로 던지라든지, 슬라이스가 나면은 오른손으로 무조건 엎으라고 하는 것 등이다.

초보자들은 이런 복잡한 이야기를 들으면 서서히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정작 본인은 살 좀 빼고 운동이나 조금 하려고 시작한 것인데 주위에서 너나 할 것 없이 이상한 조언을 하니 멀쩡한 머리에 두통이 날 것 같다.

왜 이렇게 유독 골프에서만 주위에 '무자격 코치'들이 많은가 하면 자신이 초보때 선배들에게 무수히 당한 앙갚음을 하려는 것이기도 하고, 자신이 초보자보다 조금 빨리 입문했다는 자만심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한다. 그러나 골프의 특성을 조금만 이해하면 이런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첫째, 골프는 일관성과 연속성을 추구하는 특성이 있다. 기본적인 자세를 잡고 하루 2시간, 1주일에 4일, 3개월 정도만 연습하면 필드에 나가서 타수는 별로일 지라도 그런대로 재미있게 라운딩할 수 있다. 일정한 자세로 연속적으로 스윙을 배우고 익히면 유연성에 차이가 나서 그렇지, 기본기를 익히는 것은 별로 힘들지 않다. 그런데 주위에서 이제 걸음마 단계인 초보자한테, 특히 여성 골퍼들은 비거리가 짧기 때문에 페어웨이 우드를 무조건 쳐야 한다고 가르친다. 골프 전문가가 볼 때에는 이것은 독약을 주는 것이나 진배없다. 페어웨이 우드를 다루려면 열심히 연습해서 최소 7~8개월은 지나야 하며 1년 미만 때는 잡지 않는 것이 좋다.

이때 티삿은 드라이버 대신 3번 우드로 하며 7번 아이언 위로 피칭, 퍼트 연습만 하는 것이 좋다. 기본기도 아직 잡히지 않았는데 고수들도 어려워하는 롱 아이언과 페어웨이 우드를 치려고 덤비면 오히려 이상한 자세로 공을 치게 되는 것이다.

둘째, 골프 명의(名醫)를 찾는 수고를 아끼지 말라는 것이다. 모든 운동이 기본기를 중요하게 여긴다. 하물며 자세를 생명으로 여기는 골프는 더 이상 논할 필요가 없다. 입문 과정에서 기본기를 제대로 익혀야지, 대충 치면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검증되지 않는 곳에서 배워서는 골프에 빨리 싫증을 느끼게 되기 십상이다. 한번 몸에 익힌 자세는 3배 이상의 노력을 해야 교정할 수 있기 때문에 골프 마니아나 선수가 아니고선 불가능하다.

한번 골프 선생을 선택하면 평생 선생으로 삼는 마음을 가져야만 한다. 5~6개월 레슨을 받으면 그 다음부터는 한 마디씩 지적만 해 주어도 금방 알아듣기 때문에 쉽게 스윙을 잡을 수가 있다. 골프 레슨은 금전이 아니라 인격을 주고 받으며 성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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