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은 심각한 후유증을 낳았다. 어떻게 치유할 것인지 과제를 남겼다.
박근혜 전 대표가 후보자 정견 발표 때부터 결선투표가 끝날 때까지 투표장을 지켰지만 친박계인 최경환 의원은 1차 투표에서 47표, 2차 투표에서 62표를 얻는 데 그쳤다. 친박계의 숫자를 재확인한 셈이다.
박 전 대표는 "당선된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보이지 않는 손' 논란에 휩싸였던 이상득 의원도 말없이 회의장을 떠났다.
안상수 원내대표와 김성조 정책위의장은 당화합보다는 계파 간 갈등을 더 두드러지게 한 이번 경선의 상처를 조기에 봉합해야 하는 과제를 맡게 됐다.
친박계 한 의원은 "누가 원내대표가 됐든 간에 '계파의 벽은 확고했다'는 사실을 재확인했다"며 "배후설, 음모론 등이 난무했던 이번 원내대표 경선은 계파 갈등을 더 부추겼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결국 패거리 싸움에 지나지 않았다"며 "당의 화합을 원했지만 어떻게 될지는 두고 보겠다"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친이계인 한 의원도 "박빙의 승부를 예상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결과가 싱겁게 나왔다"며 "이렇게 된 이상 새 지도부는 당의 화합 방안부터 보다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른 한편으로 이번 경선은 대구경북 정치권에도 빨리 치유해야 할 생채기를 남겼다. 김성조 의원이 먼저 출마선언을 했지만 뒤늦게 최경환 의원이 황우여 의원과 손을 잡고 정책위의장 경쟁에 나섬에 따라 지역정치권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줄 수 없는 어정쩡한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한 지역 의원은 "이런 중요한 현안에서는 지역 정치권이 결집해야 하는데 두 의원과의 친소관계에 따라 표를 분산시켜야 하는 '낭비투표'를 해야 했다"며 안타까워했다.
특히 지역정치권에서는 애초 안상수 정의화 의원의 러브콜에 대해 "쉬고 싶다"며 불출마 입장을 고수하던 최 의원이 뒤늦게 나선 것 자체가 잘못이라는 지적을 강하게 제기했다. "장고 끝에 악수를 둔 것이며 모양새가 좋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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