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새 원내대표는 여당 화합부터 이끌어내야

어제 끝난 한나라당 원내지도부 경선은 계파 간 대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시종 친이 친박 간에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후보 조합을 둘러싼 신경전과 세 대결만이 경선 과정을 지배했다. 그 결과 친이 쪽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안상수 의원이 정책위의장 후보인 김성조 의원과 짝을 이뤄 친박 쪽을 눌렀다.

여당 원내대표는 야당을 상대하며 국회 운영을 책임지는 막중한 자리다. 정권의 국정운영 기조를 조율하고 입법 지원활동을 지휘하는 사령탑이다. 더구나 이번에 맡은 향후 1년은 이명박 정부의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날 중요한 시기다. 이들의 국정 철학, 리더십, 능력이 국민들의 관심권에 들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데 경선은 옆으로 샜다. 처음부터 후보들은 여당을 어떻게 끌고 나갈 것인가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았고 여당 의원들 역시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였다. 경선 무대에는 '친이 친박' 그림자만 분주할 뿐이었다. '김무성 원내대표 카드'를 놓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더니, 느닷없는 친박 성향의 '최경환 정책위의장 카드' 등장에 '보이지 않는 손' 소란이 일었다. 이게 170석 원내 제1당인 여당이 원내지도부를 새로 뽑는 모습의 전부인 것이다.

지난번 4'29 재보선에서 참패한 이후 한나라당 안에서는 당 지도부 책임론이 나오고 새로운 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때마침 원내지도부 임기가 끝나는 이때를 당 쇄신의 발판으로 삼자는 얘기였다. 국민들도 고질적인 계파 간 대립을 끊고 화합의 길로 나설 것인가를 주목했다. 듣자니 경선에서 진 친박 쪽의 실망감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벌써부터 계파 갈등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는 것이다. 집권당이 단합하기는커녕 더 시끄러워졌다는 소리가 나오지 않게 해야 할 책임을 새 지도부가 떠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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