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가 2대3으로 뒤진 9회말 2사 2루. 삼성의 철벽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9회초 롯데 자이언츠의 대타 박정준에게 솔로 홈런을 맞는 바람에 삼성 더그아웃은 침묵에 빠져 있었다. 타석에 선 신명철은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공을 받아쳤고,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겨버렸다. 더그아웃의 선수들을 모두 뛰쳐나왔고 대구 홈팬들의 환호성은 야구장을 가득 메웠다.
신명철의 한방이 삼성을 구했다. 22일 대구시민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 전까지 삼성은 4연패를 당했다. 게다가 굳게 믿었던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 9회초 2대2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랐다가 정보명 대신 타석에 선 박정준으로부터 역전 솔로 홈런을 맞아버려 더욱 상황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신명철의 끝내기 좌월 투런포에 힘입어 난관을 돌파했다. 삼성의 시즌 첫 끝내기 승리.
이날 경기는 시종 긴장감을 자아냈다. 삼성은 2회말 박한이의 안타, 손주인과 현재윤의 몸에 맞는 볼 등으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은 뒤 신명철과 박석민이 연속으로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 2점을 먼저 뽑았지만 8회말까지 추가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롯데는 선발 김일엽이 초반 위기를 넘긴 채 6이닝 2실점으로 버텼고 불펜 임경완과 강영식이 무실점으로 뒷문 단속을 잘했기 때문이다.
더구나 삼성 선발은 널뛰기 피칭을 이어가고 있는 프란시스코 크루세타. 앞서고 있어도 불안감은 감출 수 없었다. 한데 우려와 달리 크루세타는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잡는 공격적인 투구를 앞세워 5이닝 동안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볼넷 3개를 내줬으나 안타는 1개만 맞았다. 최고 시속 150㎞에 이르는 빠른 공과 시속 127~133㎞의 체인지업을 섞어 가며 상대를 농락했다.
경기 후반 삼성과 롯데는 불펜의 핵을 투입, 총력전을 폈다. 삼성은 권혁을 6회에 조기 투입해 2이닝 동안 롯데 타선을 막았다. 하지만 8회초 마운드에 선 세 번째 투수 김상수가 이대호에게 동점 투런 홈런을 맞는 바람에 크루세타의 승리도 날아가버렸다. 롯데는 8회말 불펜의 핵 강영식을 투입해 투아웃을 잡은 뒤 마무리 투수 존 애킨스를 투입했고 삼성도 9회초 오승환을 내세웠다.
공교롭게도 믿었던 두 팀의 마무리는 모두 홈런 한방에 고개를 숙였다. 먼저 쓴맛을 본 것은 역전 홈런을 맞은 오승환. 14일 사직 롯데전(6대8 패)에서 시즌 첫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던 터라 더욱 속이 쓰릴 만했다. 하지만 9회말 애킨스 역시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다 신명철에게 좌월 2점 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오승환은 신명철 덕분에 패배를 애킨스에게 떠넘길 수 있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22일 야구 전적
롯데 000 000 021 - 3
삼성 020 000 002A - 4
▷삼성 투수=크루세타 권혁(6회) 김상수(8회) 지승민(8회) 오승환(9회·1승) ▷롯데 투수=김일엽 임경완(7회) 강영식(8회) 애킨스(8회·1패) ▷홈런=신명철(9회 2점·삼성) 이대호(8회 2점) 박정준(9회 1점·이상 롯데)
히어로즈 8-3 KIA(광주)
두산 4-2 SK(문학)
LG 10-4 한화(잠실)
■23일 선발 투수
삼성 윤성환 - 롯데 송승준(대구)
KIA 정성철 - 히어로즈 장원삼(광주)
LG 박명환 - 한화 류현진(잠실)
SK 전병두 - 두산 정재훈(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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