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영화를 보자] '산적의 딸, 로냐'

EBS 일요시네마 24일 오후 2시40분

마티스는 숲속을 지나가는 사람들을 약탈하는 산적 두목이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밤, 마티스의 딸이 태어나고 아내는 아이에게 로냐라는 이름을 붙여준다. 산적 일당들이 한바탕 축하 잔치를 벌이는 도중에 천둥이 울리고 땅이 갈라지면서 이들이 살던 성도 두 쪽으로 갈라진다. 세월이 흘러 로냐는 산적 패거리들의 사랑을 받으며 씩씩하고 용감한 소녀로 성장한다. 갈라진 성의 나머지 한쪽에 보르카가 이끄는 산적 패거리가 들어와 살면서 마티스 패거리와 갈등을 빚는다. 어느 날 로냐는 보르카의 아들 비르크와 우연히 만난다. 처음에는 아빠와 원수지간인 보르카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비르크를 적대시했지만 이내 둘은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좋은 친구가 된다. 원수의 자식과 친구처럼 지내는 로냐가 못마땅한 마티스는 비르크를 인질로 잡고 보르카 패거리에게 성에서 당장 떠나라고 요구한다. 아빠의 행동이 원망스러운 로냐는 자진해서 보르카 패거리의 인질이 된다. 결국 두 아이를 맞교환하면서 소동은 마무리되지만 어른들에게 실망한 로냐와 비르크는 성에서 뛰쳐나와 온갖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숲속으로 들어가는데….

숲의 세계가 낭만적인 이상이 구현된 자유와 꿈의 세계라면 산적들이 사는 성은 미움과 탐욕으로 가득한 세계다. 이들 산적 패거리의 자식들인 로냐와 비르크는 무리 속에서 온갖 귀여움을 독차지하면서 자란다. 원수의 자식으로 성장했지만 어느새 서로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가 되고 새로운 세계를 꿈꾸며 숲으로 떠난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의 원작 동화를 영화화한 작품. 린드그렌은 스웨덴 출신의 세계적인 아동문학가로 안데르센 아동 문학상, 독일 아동 도서 평화상, 독일 청소년 문학상 등을 받았고, 유럽 어린이 문학의 혁명을 일으킨 작가다. 대표작은 '말괄량이 삐삐', '에밀은 사고뭉치' 등이 있다. 그의 장례식장에 스웨덴 국왕 부처가 참석했을 정도로 스웨덴의 보석 같은 존재. 영화 '산적의 딸 로냐'는 1984년 스웨덴에서 개봉했을 당시 15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동원하며 대성공을 거뒀다. 판타지적 색채가 강한 동화를 화면으로 옮기기 위해 스웨덴 영화 최초로 컴퓨터 그래픽을 도입한 작품이다. 러닝타임 121분.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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