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날 길러 주신 할머니…더 각별

"거긴 환절기가 있나요?"라고 물으면 그저 소리없는 대답만이 들려온다. 너무 궁금해진다. 사람은 죽으면 아무것도 모르는 법이야. 옆에서 엄마가 속삭이듯 말한다. 옆에 앉아 있는 엄마와 몇 마디가 오가면 어느새 코끝이 찡해져온다. 사랑하는 할머니와 이별한 지 벌써 1년하고도 3개월이 지났다.

오늘도 뜨겁게 흐르는 눈물을 소매 끝으로 훔쳤다. 할머니 손에 커온 나와 할머니가 각별한 사이이었던 걸 아는 엄마는 할머니 사진을 물끄러미 보고 혼잣말을 하고 있는 나를 보곤 많이 안쓰러워했다. 이런 걸 보고 낳은 정보다 기른 정이 무섭다고 하는가 보다. 하루에 있었던 힘들거나 즐거운 일이 있을 때는 함께 대화를 하곤 한다. 아니 혼자 말하곤 한다.

마치 대답을 해 주는 듯할 땐 나는 텔레파시라고 생각한다. 따뜻한 봄날 산들산들 부는 바람에 아카시아 꽃향기가 폴폴 날 때면, 그 향기를 닮은 우리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어진다.

강민정(대구 남구 봉덕3동)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