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의 자살 소식을 접한 23일 정치권은 큰 충격에 빠졌다. 한나라당과 민주당 등 여야 정당은 이날 긴급 회의를 소집해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대책 마련에 나섰다.
민주당은 오전 11시쯤 긴급지도부 회의를 갖고 공식 입장을 발표하고 정세균 대표 등 당 지도부는 회의 직후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갔다.
회의에 앞서 이강래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확한 경위를 파악해야겠지만 너무나 충격적이라 믿을 수 없다. 뭐라 표현할 말이 없고 할 말을 잃었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 원내대표는 "오전 중 당과 원내 지도부 회의를 소집해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두영 부대변인은 "참으로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져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정확한 상황을 확인한 뒤 당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친노 핵심인 안희정 최고위원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다"고 심경을 밝힌 뒤, 오전 10시쯤 자신의 승용차 편으로 곧바로 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봉하마을로 내려갔다.
익명을 요구한 노 전 대통령 측근 한 의원(민주당)은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라며 "한국 정치사의 큰 별이 아름답지 않은 일로 졌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3시쯤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관계 기관으로부터 사건 경위 등에 대한 보고를 받은 뒤 대책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충격적인 소식이 알려지자 안상수 신임 원내대표는 "믿을 수 없는 일이며 이로 인한 사회적 영향이 클 것이다"며 "현재 정확한 경위가 파악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최고위원회를 소집해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윤선 대변인은 "충격적인 소식"이라며 "정확한 경위를 파악한 뒤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조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은 "대구로 내려가던 기차 속에서 비보를 들었다"며 "비상최고위원회의가 소집됐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경위를 파악한 뒤 당 차원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는 호주 정부 초청으로 출국한 상태다.
자유선진당과 민주노동당도 오전 10시 현재 공식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정확한 경위가 파악돼야 당의 공식 입장이 나올 것"이라며 "서글프고 충격적인 일이다. 국민들이 역사적 평가를 내릴 수 있는 분인데 이렇게 갑작스런 서거 소식을 들어 당혹스럽다. 영면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지역의원들도 충격에 빠졌다.
주성영 한나라당 의원은 "사인 확인은 안됐지만 너무 충격적"이라며 "경위가 밝혀져야 하겠지만 참담함을 금치 못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 수사가 결정을 못 내리고 이번주 다음주로 미뤄온 갈지자 수사가 이번 일을 초래한 것"이라며 검찰수사를 비판했다.
성윤환 의원도 "충격이다"고 했다. 그는 "정말이래야 하는지 판단이 안선다. 정치 이념과 생각이 달랐지만 한 나라의 대통령을 파렴치한으로 몰아갔던 우리 스스로가 다시 한번 반성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며 "우리 정치의 한 획을 그은 큰 일을 한 분"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애도했다.
반면 이철우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의)심경은 이해가 가지만 이번 사건으로 나라가 큰 혼란에 빠질까봐 우려된다"며 "죄를 지었으면 죄값을 치르고 극복했어야 했다"고 자살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의원은 "나라의 안위가 걱정된다. 국가의 도덕성이 무너지는 부분에 있어서는 참으로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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