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병휘의 교열 斷想] 어제보다 나은

세상에는 일치보다 분열이 많은 것 같다. 성격이 다르고 감정이 다른 인간이기에 삶의 자세도, 자라난 배경도 각기 다르다. 어떻게 이해하며 살아갈 수 있을는지요. 공존하려는 조직보다 떨어져 나가려는 조직이 더 많다. 탈 많고 말 많은 인간이 일치를 이루며 산다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서로를 인정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일치는 상대방을 받아들일 때 가능해진다. 상대방의 모순까지도 받아들이면 더욱 확실한 일치가 된다. 사랑과 감동을 바탕으로 하면 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지식도 재물도 권위도 순간이다. 잠깐의 일치는 가능케 해도 영원한 일치는 불가능하다. 인간의 본모습은 양면성이다. 아무도 예외일 수 없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어이없는 행동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이기적인 행동도 좋게 해석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받아들이는 것 즉 일치의 첫 행동이다.

4월 29일 치른 국회의원 재선거에서 참패한 한나라당이 우여곡절 끝에 이달 21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르는 것을 바라보며 '일치'에 대해 느낀 소회이다. 새로 선출된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일치단결, 어제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 침체에 허덕이는 경제를 회복시키는 데 힘을 보태는 집권여당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시장 타이밍 보다는 자산 배분전략이 성패 가른다." "사랑은 기다림의 핑계일 뿐이다. 통찰력을 발휘하면 사랑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눈에 띌 것이다." "이 나라의 국민들은 비록 무역적자라는 빚을 지긴 했지만 다양한 상품을 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어 풍요로운 생활을 누릴 수 있었다." 앞의 예시된 문장에 나오는 '타이밍 보다는' '사랑보다' '보다 싸게'에서 '보다'를 붙여야 할지 띄어 써야 할지 헷갈려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한층 더'라는 뜻의 '보다'는 부사로서 띄어쓰기를 해 "상품을 보다 싸게 구입하다."로, 체언에 붙어 쓰이어 두 가지를 비교함을 나타내는 부사격조사일 때는 "언니보다 동생이 더 크다."로 붙여 쓴다. '타이밍보다는'으로 써야 한다.

서두에 언급한 "어떻게 이해하며 살아갈 수 있을는지요."를 비롯하여 "손님이 올른지 아침부터 까치가 울어 댄다." "친구, 동호회, 각종 단체들끼리 늦은 시간까지 술집에서 시간을 보내지 말고 극장을 찾아 단체 관람을 하며 공연의 즐거움을 만끽하면 어떠할런지요."에 나오는 '있을는지요' '올른지' '어떠할런지요'에서 '있을는지요'만 바른 표기이다.

모음이나 'ㄹ'로 끝난 어간 또는 높임의 '-시-'에 붙는, 종결 어미 또는 연결 어미로 행동 주체의 의지나 추측, 가능성 여부를 묻는 뜻을 나타낼 때는 '-ㄹ는지요'가 맞고 '-ㄹ런지요'는 틀린 표기이다.

내일은 누구나 기다려지는 날이다.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될 것이란 기대 때문이 아닐까. 서로 한발씩 양보하여 일치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을는지요.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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