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컬러풀 대구다문화축제, 묵념으로 시작…무대공연 취소

○…행사를 하루 앞둔 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축제 관계자들은 한때 긴장했다. 전 국가원수의 비보에 행사가 누가 될까 하는 우려 때문. 대구시는 이날 오후 긴급 회의를 소집, 식전·식후 공연과 노래자랑, 장기자랑 등 대부분의 무대공연을 취소하고 전통 민속놀이 등으로 대체했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개막식이 시작되자 묵념을 제안해 한때 장내가 숙연해지기도 했다.

○…40여개 부스 중 최고의 인기를 얻은 곳은 바로 한국(잔치국수), 일본(가쓰오부시 우동), 베트남(쌀국수·월남쌈) 등 3개국 전통음식 체험장. 1만명의 시민이 각국의 면을 맛 보았다. 특히 월남쌈 코너엔 인파가 시도 때도 없이 몰려들면서 일찌감치 동이 나서 일부 시민들은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주최 측은 "베트남 쌀국수와 월남쌈은 베트남 이주 여성들이 직접 준비했다"며 "각자 전통의상도 맞춰 입고 오는 등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주 노동자와 여성들은 SK텔레콤 동부마케팅본부가 마련한 '고국의 가족과 무료통화' 행사에 큰 관심을 보였다. 본부 측에 따르면 400여명의 외국인들이 본국에 있는 가족과 수다를 떨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일부 외국인들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편 행복한 그림동화책 연구소가 준비한 그림동화책(2천세트 4천권)을 받으려는 다문화 가족이 몰리면서 연구소 측은 정신없는 시간을 보냈다.

○…일부 인기 부스에는 참가자들이 몰리면서 수십m 줄이 늘어서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돌림판에 다트를 던져 경품을 타는 경북체신청의 이벤트는 100여명의 시민이 줄을 서는 등 작지만 알찬 효과를 거두었다. 매일서예대전 초대작가회가 준비한 가훈 써주기에도 400명 가까운 시민들이 몰렸다. 일부 다문화 가정은 한글과 한문 가훈을 모두 얻어가기도 했다. 일부 서남아시아 출신 이주민은 아랍어로 가훈을 써줄 것을 요청해 작가들이 진땀을 빼기도 했다.

○…이날 행사의 최고 스타는 '미수다' 은동령과 캐서린 베일리. 주한중국영사와 주한뉴질랜드 대사의 축하 메시지를 대신 전달한 두 사람은 행사장에 참가한 시민들과 인사를 하고 악수를 나누며 친근한 모습을 보여 줬다. 두 사람은 시민들의 사인 공세와 사진 요청에도 일일이 응했다. 이주민들은 "TV에서만 보던 이들을 실제로 만나 기쁘다"며 연방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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