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양한 국적 2만명, 대구시민으로 하나됐다 '컬러풀 대구 다문화축제'

▲ 24일 대구국제보상공원서 열린 세계인의 날 기념 2009컬러풀대구다문화축제에서 행복한그림동화책연구소(소장 김은아)관계자들이 다문화2세들에게 동화책을 선물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 24일 대구국제보상공원서 열린 세계인의 날 기념 2009컬러풀대구다문화축제에서 행복한그림동화책연구소(소장 김은아)관계자들이 다문화2세들에게 동화책을 선물하고 있다. 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피부도 언어도 달랐지만 마음은 하나였다.

'2009 컬러풀 대구 다문화축제'가 열린 24일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일대는 내·외국인이 서로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며 열린 마음으로 화합·상생하는 분위기로 넘쳐났다.

◆이른 아침부터 함께하는 축제

행사 시작전부터 일찍 다문화축제 행사장을 찾은 시민들은 행사장 이곳저곳을 살폈다. 무대에 설치한 스피커에서는 다양한 국가의 노래가 흘러나와 분위기를 띄웠다. 오전 11시 '세계인의 날 기념식'과 함께 행사가 시작됐다. 500여명의 인파가 몰려들면서 주최 측이 준비한 380개의 의자가 모자라자 시민들은 식장 주변에서 선 채로 기념식을 지켜봤다.

기념식에서 김범일 대구시장과 매일신문사 이창영 사장신부 등 내빈들은 축사를 통해 '다문화 사회' 대구의 의미를 참가 시민들과 함께 되새겼다. 베트남, 필리핀 등의 주한대사가 전하는 축하 메시지 낭독 시간도 있었다.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 중인 은동령씨는 주중 영사관의 메시지를, 캐서린 베일리씨는 뉴질랜드 대사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베일리의 구수한 사투리가 터져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웃음 보따리를 터뜨렸으며, 축제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외국인 주민 정착에 공이 많은 내·외국인 8명은 행정안전부장관 표창(개인1·단체1)과 대구시장 표창(개인5·단체1)을 받았다.

◆40여개 부스마다 사람들로 북적

기념식이 끝나자 행사에 참가한 내·외국인들은 2부 '화합·상생의 다섯마당' 축제를 만끽했다. 다문화 가족들은 캐리커처 그리기와 페이스 페인팅 체험장에서 한껏 멋을 부렸다. 또 행사장 곳곳에 설치된 다문화 차를 시음하며 목을 축였다. 배가 고플 때는 잔치국수와 가스오부시 우동, 쌀국수와 월남쌈 등 3개국 대표적인 면 요리를 먹었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참가자들은 수지침, 뜸 등 기초 한방진료를 받고 건강상태를 점검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

1년여 전 결혼한 베트남 아내와 행사장을 찾은 안동언(44·대구 달서구 용산동)씨는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소식을 접하고 아내와 함께 왔다. 아내가 고향사람을 많이 만나서 기뻐했다"고 했다.

한국에 온 지 5년이 됐다는 스리랑카인 하라사나(28)씨는 "다양한 나라의 맛있는 음식을 먹고 외국인들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남편과 행사장을 찾은 베트남인 응웬김안(22)씨도 "평소 값이 비싼 편이라 먹기 힘들었던 베트남 음식도 맛보고 고향 사람도 만나서 무척 흥분된다"고 말했다.

다문화축제 현장은 다문화 사회를 몸소 느끼려는 시민들의 참여도 많았다. 베트남 쌀국수 무료 시식을 기다리고 있던 김모(41·대구 달성군 서재리)씨는 "평소 멀리서 지켜 보던 것과 달리 외국인들을 가까이서 보니 다문화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대구시 집계에 따르면 이날 행사장에는 2만여명이 참석했다.

◆다문화사회 대구, 한 눈에

참석자들은 "다양한 국적의 내·외국인이 한자리에 모여 다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며 행사를 높이 평가했다. 가족사진 촬영 포토존에서 통역 자원봉사를 맡은 윤여송(23·경북외국어대 2년)씨는 "학교 다문화문화원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지만 대구에 외국인이 이렇게 많은 줄은 몰랐다"고 했다.

더욱 성공적인 다문화축제를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베트남인 아내와 행사에 참가한 이찬희(34)씨는 "다문화 체험 프로그램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며 "아내처럼 결혼 이주여성을 위한 한국어 교재가 부족한데 관련 프로그램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선경(41·대구 달서구 상인동)씨는 "행사장은 좁은데 사람이 많아서 체험행사 참여가 쉽지 않았다"며 "각국의 주택 미니어처를 전시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앞으로 진정한 다문화 체험과 학습이 가능하도록 프로그램을 더욱 알차게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하라사나 씨는 "친구들 중에도 행사를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며 홍보에 더욱 신경을 써줄 것을 주문했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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