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주의 극복'과 '국민 통합'이란 화두를 풀기 위해 대구경북 인사들을 두루 등용했다. 대구경북 출신의 서울 사람들이 아니라 지역에 뿌리를 둔 인사들을 청와대와 내각에 포진시켰다.
그들은 23일 서거 소식이 알려지자 한달음에 봉화마을 빈소로 달려갔다. 대구 남구청장을 지낸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 교육인적자원부 장관 및 부총리를 지낸 윤덕홍 민주당 최고위원, 권기홍 전 노동부 장관 등이 대표적 인사들이다.
윤 최고위원은 "그 양반 성격에 검찰 수사를 견디기가 굉장히 어려웠을 것"이라며 "몸을 던져서라도 우리에게 무슨 말을 전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윤 최고위원은 지난해 10월 민주당 경남도당 전진대회를 마친 후 봉하마을을 찾아가서 노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이 마지막이었다며 "그 분의 죽음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고 우리가 할 일이 무엇인지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직 인수위부터 참여정부의 정책 골격을 다듬은 권기홍 전 장관은 "애통해하는 것은 마찬가지일 것이지만 노 전 대통령이 죽음에 이르게 된 과정에 대한 분노의 감정도 뒤섞여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 운운하면서 전직 대통령을 만신창이로 만들었다"며 "전직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소환 조사했다면 구속하든지 아니면 불구속기소할 것인지 빨리 결론을 내야지 질질끌었던 게 문제"라고 안타까워했다.
노 전 대통령은 내각뿐 아니라 자신의 최측근에도 대구경북 인사를 배치했다. 사법시험 동기인 정상명 전 검찰총장, 경북 고령 출신으로 대구상고와 영남대를 졸업한 김병준 전 청와대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참여정부 브레인 역할을 담당했던 이정우 경북대 교수가 대표적이다. 임채진 검찰총장 직전 검찰총장을 지낸 정상명 변호사는 "서거 소식을 듣고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비통한 심정이었다"며 "인연이란 것이 이어지기도 하고 이처럼 끊어지기도 하고…"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북대 운동권 출신인 남영주 전 대통령비서실 민정비서관도 빼놓을 수 없는 인물. 빈소에서 이틀 밤을 꼬박 새운 뒤 "너무 울어 눈물이 말랐다"는 남 전 비서관은 "대통령님은 '원망하지마라'며 훌훌 털고 갔지만 한편으로는 끝내 못 푼 억하심정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구경북을 대표하는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왕수석'이라 불렸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은 구속된 상태여서 자리를 함께하지 못했다. 대신 이 전 수석비서관의 부인인 황일숙씨가 빈소를 찾았다. 서명수기자 이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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