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허술한 방역체계가 부른 신종플루 국내 확산

국내 신종플루 감염자가 지난 주말 사이 17명이 새로 발생한 데 이어 오늘 외국인 1명의 감염 사실이 추가로 확인돼 총 22명으로 늘었다고 보건당국이 발표했다. 신종플루의 유행이 전 세계적 이슈가 된 지 한 달 가까이 되지만 우리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감염 빈도가 낮은 국가로 인식됐다. 하지만 며칠 새 감염자가 급증함으로써 국내서도 확산 일로에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질병관리본부가 새로 확인한 감염자 18명은 미국에서 입국한 아동 감염자 3명을 포함해 외국인 또는 한국계 영어강사들이다. 이들은 대부분 16일 입국한 미국인 여성 감염자 2명과 접촉하면서 생긴 2차 감염자들이다. 보건 당국은 이들 1차 감염자들과 같은 오피스텔에 거주한 외국인 강사 등 접촉자 67명을 추적조사하는 과정에서 감염자가 잇따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들 중 일부는 최근 만 하루 동안 지방에 갔다 돌아왔고, 자유롭게 외출한 것으로 밝혀져 자칫 감염이 전국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국내 감염자 확산 추세는 우리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린 건 아닌가 하는 우려를 낳기에 충분하다. 그동안 감염자 발생이 뜸하다 보니 보건 당국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지는 않았는지 의문이 드는 것이다. 이번 감염자 확산도 외국인 감염자들을 입국 과정에서 차단하지 못해 빚어진 결과다. 일본만 해도 최근 2차 감염이 확산되면서 총 339명에 이른다고 한다.

신종플루 바이러스는 5~7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나타난다고 한다. 따라서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 중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당국은 더 이상 국내 감염이 확산되지 않도록 신속하게 조치를 취하고, 방역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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