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봉하마을 조문객 사흘만에 50만명 육박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4일째인 26일 오전 빈소가 마련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는 이른 시각부터 조문이 시작됐다. 오전 9시쯤에는 경남 김해시청 소속 다도회 회원 10여명이 흰색 한복을 입은 채 빈소를 찾아 노 전 대통령이 평소 즐겨 마시던 장군차를 영전에 바쳤다. 진영중학교 학생 100여명도 조문 행렬에 합류, 선배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서거 3일째인 25일에도 전국 곳곳에서 모인 조문행렬이 이어졌다. 평일이었지만 새벽부터 계속된 조문행렬은 끝이 없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자정까지 35만6천여명이 찾아 휴일인 전날(12만 9천여명)보다 3배 가까운 조문 인파가 밀려들었다. 이로써 서거 당일부터 이날까지 조문객은 47만여명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여러 곳의 농로를 통해서도 문상객들이 계속 마을로 들어오고 있어 실제 조문객 수는 이 통계보다 훨씬 많아 50만명은 족히 넘을 것으로 추정됐다.

봉하마을을 찾는 조문객이 이처럼 급증하자 통신업체들은 통신장애에 대비해 기지국 등 통신설비 시설을 증설하는 등 지원에 나서기도 했다. KTF에 따르면 봉하마을 통화량은 23일 평상시에 비해 219% 늘었고, 24일엔 844% 폭증했다.

특히 25일은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로 무더운데다 구름 한점 없는 하늘에 뙤약볕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조문객들의 발길을 막지는 못했다. 오히려 오후가 될수록 조문객들의 행렬은 더욱 길어졌다. 마산기상대에 따르면 이날 새벽까지 봉하마을은 짙은 안개에 잠긴 채 비교적 선선했으나 점차 안개가 걷히고 오후 2시 낮최고기온은 25.3℃까지 올랐다. 자원봉사자들도 빈소에 바칠 국화꽃이 시들세라 자주 줄기를 물에 담그는 등 조문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정성을 다 했다.

오후 1시쯤에는 마을에서 조문을 마치고 나오던 한 조문객이 탈진해 쓰러지기도 했지만 조문행렬은 계속됐다.

조문을 마친 조문객들은 방명록에다 노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마지막 짧은 메시지를 썼고 생애 마지막 순간에 있었던 사저 옆 부엉이바위를 찾아 다시 한번 노 전 대통령의 가는 길을 추모하는 모습이었다.

종교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경남 양산 통도사 주지 정우 스님은 오전 9시40분쯤 본사와 말사의 스님 250여명과 함께 봉하마을을 찾았다.

이날 오전 권오성 NCCK 총무와 대한예수교회장로회 손달익 목사,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재일 총회장,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전병호 총회장과 지관해 목사, 성공회 김광준 신부 등이 빈소를 찾아 고인을 애도했다. 원불교 중앙총부 부산경남 대구지역의 성직자와 신도 100여명이 분향소를 찾았다.

봉하마을 임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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