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현재 경제상황을 냉철하게 봐야 한다

어제 국내 금융시장은 북한의 2차 핵실험이란 대형 악재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 코스피 지수는 오전 한때 98.93포인트까지 폭락했으나 곧바로 반등, 지난 주말보다 2.85포인트(0.2%) 하락하는 데 그쳤다. 환율도 급등했다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도 경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했으나 기우로 끝났다. 이 같은 현상은 일단 우리 경제가 최소한 경제외적 변수에는 영향을 받지 않을 만큼 안정을 찾아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어 고무적이다.

그러나 우리 경제를 낙관적으로 말하기에는 변수들이 너무나 많다. 대구'경북 건설노조가 25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데 이어 금속노조도 27일부터 파업 찬반 투표에 들어간다. 기업 구조조정도 이제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여기에다 금융위기를 불러왔던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이어 프라임모기지(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급증이 새로운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

또 800조 원이 넘는 유동자금이 넘쳐나고 있지만 주식과 부동산에만 돈이 몰리고 있을 뿐 투자 부문의 돈 가뭄은 심각한 상황이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의 0.1% 상승도 내용적으로는 0.051%를 반올림한 통계 조작에 가깝다. 우리 경제가 패닉 상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불황의 긴 터널 속에 있다는 방증들이다.

한국 경제가 회복 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금융위기는 아직 진행형이라는 전문가들의 진단 역시 같은 맥락이다. 따라서 현 상황은 경제 주체들에게 냉철한 판단력과 이성적인 대응 자세를 요구하고 있다. 우리 내부에 어떤 변수가 도사리고 있는지를 면밀히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치밀한 노력이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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