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5월 발표한 지방경제동향 보고서를 보면 서울을 제외한 지방의 제조업생산율이 평균 -16.2%로 지난해 4분기 -18.6%보다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경북은 -25.2%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대구경북이 경기변동에 취약한 원인은 단순한 제조업 중심의 생산기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조가 지속된다면 향후에도 다른 지역과의 격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 지역경제를 강하게 하는 구조변화가 필요하다.
영국 컨설팅업체가 올해 초 발표한 2008년 100대 글로벌브랜드 순위 자료를 보자. 브랜드자산가치 1위 기업은 코카콜라이며 IBM, MS, GE, 노키아, 도요다, 인텔, 맥도날드, 디즈니, 구글이 탑10브랜드로 올라 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 브랜드가 52개로 가장 많으며 독일이 9개, 프랑스 8개, 일본 7개, 스위스 5개 등이 올라 있다. 그 밖에 영국과 네덜란드가 각각 3개, 스웨덴, 캐나다, 한국이 각각 2개, 핀란드와 스페인 브랜드가 각 1개씩 들어 있다.
미국은 컴퓨터, 식'음료와 외식, 개인용품, 금융, 인터넷, 자동차, 스포츠'의류 등 가장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가지고 있다. 미국은 인터넷 분야에서 위성/광대역통신망과 영어경쟁력을 바탕으로 구글, 야후 등이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독일은 메르세데츠-벤츠, BMW, 폴크스바건, 아우디 등 자동차가 국가경쟁력을 선도하고 있으며 지멘스와 알리안츠도 있다. 일본은 도요타, 혼다 등 자동차와 캐논, 닌텐도, 파나소닉 등 전자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프랑스는 와인, 향수, 화장품 등 고품질 명품 브랜드가 핵심이며, 이탈리아 역시 핸드백 등 고가 브랜드가 주력이며 자동차가 뒤를 받치고 있다. 한국은 전자와 자동차가 경쟁우위의 원천이다.
이 자료에서 우리는 몇 가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첫째, 첨단IT산업의 경쟁력이 높으면 국가경쟁력도 높다. 인텔, IBM, GE, 마이크로소프트, 노키아, 애플, 아마존 등은 IT응용분야 기업으로 지난 몇 년 동안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을 맛보았다. 인텔은 컴퓨터칩을 개발해 IT산업의 발전 기반을 마련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IBM, GE, 애플 등은 이를 기반으로 기존 산업에 응용하는 신산업분야를 개척, 미국 경쟁력의 핵심이 되었다. 구글은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하여 주당 400달러, 시가총액 1천245억달러로, 9조원의 시가총액을 가진 NHN의 18배가 넘는 글로벌 인터넷기업으로 성장했다. 애플은 아이팟으로 재기에 성공했으며 , 아마존은 온라인서점, 닌텐도는 비디오게임을 기반으로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다.
둘째, 글로벌브랜드라고 반드시 최첨단 기술로 무장한 것은 아니다. 코카콜라, 맥도날드, 켈로그, 네슬레, KFC, 하인츠캐첩, 데농, 모에샹동, 헤네시 등은 식'음료 기업이며, 질레트, 에이본, 존슨앤존슨 등은 개인용품 기업으로, 단순한 비즈니스 모델로도 글로벌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셋째, GE, 메르세데츠-벤츠, 도요타 등의 기업에서 보듯 전통산업 역시 막강한 현금창출고가 된다. 독일 국부의 대부분을 자동차산업이 창출한다. 반면, 도덕적 해이를 보여준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시티그룹 등 금융기업과 소비자 생활양식 변화에 둔감한 크라이슬러 등 미국계 전통기업은 조만간 시장에서 도태될 것으로 보인다.
넷째, 기업 한두개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한다. 노키아는 동토의 땅에서 첨단IT기술을 개발, 500만명 전 인구를 먹여 살리는 핀란드 대표기업이다. 한반도의 5분의 1 면적을 가진 네덜란드 역시 에너지기업인 쉘, 가전의 필립스, 금융의 ING가, 비슷한 면적의 스위스는 UBS, 네슬레, 카르티에, 롤렉스가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이상의 시사점, 대구경북이 가진 경쟁기반의 수준, 장래 성장전망 및 경쟁여건 등을 동시에 고려해 보면 지역산업구조의 방향은 IT-기계를 융합한 지능형 로봇 관련 산업, 자동차'항공기 부품, 게임등 모바일인터넷, 모바일의료기기, 생명연장 바이오의약품, 새로운 원천의 에너지 개발 등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대구경북이 잡은 방향은 맞다. 다만, 힘을 한 곳으로 모으는 지혜를 한번 더 생각해보면 좋겠다. 하나의 글로벌브랜드 육성만으로도 대구경북의 산업경제체질은 강해질 수 있다.
구동모(경북대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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