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빈소가 마련된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서거 닷새째인 27일에도 새벽부터 전국에서 조문객들이 계속 몰려들었다. 26일 하루에만 22만여명이 찾았고 27일에는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봉하마을은 처음보다 비교적 안정된 분위기를 보이고 있다. 격앙된 분위기는 가라앉았고 차분하게 빈소를 지키는 이들이 많아졌다. 밤에도 끊이지 않고 밀려드는 추모 행렬에 자원봉사자들은 바쁜 시간을 보냈다.
◆평온한 분위기에 사람만 북적
26일 봉하마을은 조용한 분위기속에 추모객들로 넘쳐났다. 전날 박희태 한나라당 대표 조문 저지와 같은 충돌은 없었다. 노사모 회원들은 봉하마을 곳곳에서 조문객 안내와 편의 제공 등 자원봉사 활동과 질서유지에 노력을 기울였다.
오전 10시부터 본격적으로 몰려든 조문객은 26일 하루에만 22만여명(27일 오전 12시 기준)으로 집계됐다. 누적 조문객은 70여만명에 달한다. 26일 오후 9시가 넘었는데도 조문행렬은 4, 5줄로 300m 정도 늘어섰고 노 전 대통령 영정에 조문하기까지 2, 3시간가량 걸렸다. 일부 조문객들은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하기 직전 마지막으로 들른 봉화산 정토원을 찾기도 했다.
조문행렬이 이어지면서 지지자들이 준비한 검은색 '근조(謹弔)' 리본 60만개가 3일 만에 동이 났다. 조문객에게 나눠주는 국화도 부족하지만 꽃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재활용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5만명분의 국밥도 한나절 만에 소진됐다.
◆주요 인사들 방문
노 전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각계 인사들의 방문도 계속됐다. 오후 3시 35분쯤에는 참여정부 시절 사법제도개혁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한승헌 전 감사원장이 박원순 변호사 등과 빈소를 찾았다. 한 전 감사원장은 1987년 경남 거제도의 옥포 대우조선 노동쟁의 변호 과정에서 '제3자 개입 금지 조항' 위반 혐의로 구속된 노 전 대통령을 변호하며 인연을 맺었다. 박 변호사는 "고인은 인권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권위주의 혁파와 법치주의 확립에 큰 공헌을 했다"며 "이런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국민들이 다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용훈 대법원장도 전날 서울 분향소 방문에 이어 이날 3시 55분쯤 봉하마을 빈소를 찾았다. 이 대법원장은 1시간 정도 시간이 흐른 다음 기자들 앞에 나타나 "한명숙 전 총리와 얘기를 나누느라 시간이 길어졌다"고 한 뒤 "노 전 대통령의 서거로 우리 사회가 시기와 질투, 분열이 사라지고 용서와 화해, 사랑이 넘치는 사회로 변모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봉하마을에서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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