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20주년 맞은 전교조, 初心으로 돌아가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내일로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올해는 교원노조법이 국회를 통과해 전교조가 합법노조가 된 10주년의 해이기도 하다. 1989년 5월 28일 연세대 교정에서 80여 명의 교사가 참석한 가운데 출범한 전교조는 20년이 지난 2009년 현재 7만6천여 명의 교사가 가입해 있다. 전국 초'중'고 교사 38만8천여 명의 19.6%다.

출범 당시 전교조는 민족 민주 인간화 교육 실천을 위한 참교육 운동 전개를 강령으로 삼았다. 첫해 위원장과 지도부가 구속되고 1천527명의 조합원이 파면, 해임되는 시련을 겪었지만 10년 만에 합법 노조로 인정받는 성과를 거뒀다.

그동안 전교조는 촌지 안 받기 운동, 불법 찬조금'채택료 없애기 운동 등 교육 비리 척결에 앞장섰다. 또 학교운영위원회의 법제화와 강제 보충'자율 학습 폐지, 체벌 금지 등 교육 제도 개혁에도 기여했다. 이런 활동들이 교육계에 새 바람을 불어넣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인 것이다.

그러나 성인의 연륜을 갖춘 지금 전교조는 하나의 이익 집단으로 비치고 있다. 7차 교육과정,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교원 평가, 성과급 시행 등에서 반대로 일관한 것은 기득권 지키기로 지적받고 있다. 성추행 등 일부 조합원의 일탈 행위도 전교조의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혔다. 2003년 9만3천860명을 기점으로 매년 조합원이 줄고 있는 것도 이를 반영한다. 특히 학력 신장 소홀과 수업권 침해 등은 학생과 학부모들도 등을 돌리게 했다.

이제 20주년을 맞아 전교조는 初心(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정치 집단이 아닌 교육 개혁 집단이 돼 학력 신장이나 부적격 교사 퇴출 등 학생'학부모가 원하는 학교 만들기에서 앞장서야 한다. 새로이 태어나려는 自省(자성)과 自淨(자정)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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