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의 건강 비결]대구달서시니어클럽 고령자인재은행 성병조 소장

43년간 새벽 4시 기상 남들보다 하루 3시간 더 살죠

성병조(57'대구 달서구 상인동) 대구달서시니어클럽 고령자인재은행 소장의 기상시간은 오전 4시. 43년간 변함이 없다. 심지어는 군대에서도 이 시간에 일어나 조깅을 했다. 그는 '일찍 일어나는 것을 통해 인생이 바뀌었다'고 새벽을 예찬한다.

그가 오전 4시에 일어나게 된 것은 중학교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교까지 하루 통학거리가 24㎞였어요. 자전거로 고된 통학을 하다 보니 집에 오자마자 쓰러지듯 잠들었죠. 이래선 공부가 안 되겠다 싶어 할머니께 교회 새벽 종소리가 울리는 4시에 깨워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때부터 성씨는 오전 4시만 되면 어김없이 일어나 운동을 했다. 그의 건강비법은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기'. 중학교 2학년 때 체육 선생님이 "사람의 건강은 먹고, 자고, 싸는 것에 있다"고 말했다. 까까머리 중학생이던 그는 그 말을 마음속 깊이 새겼다. 그 말은 지금까지 그의 건강지침이 되고 있다.

그는 오전 4시에 일어나 물을 한잔 마신 후 화장실로 향한다. 몸 속 노폐물을 비워내는 것이다. 그 후 조깅과 맨손체조를 하고 신문을 꼼꼼하게 정독한다. '신문 마니아'인 그에게 이 시간은 더없이 소중한 시간이다.

아침마다 조깅을 하면서 그는 하루 일과를 계획하고 명상을 한다. 40여 년간 그의 눈에 비친 새벽 풍경도 많이 바뀌었다.

"30, 40년 전엔 도로에 차가 거의 없어 도로 위에서 많이 뛰었어요. 도로 위에 쓰러져 자고 있는 취객을 깨워 집으로 보내는 일이 다반사였죠. 요즘엔 새벽까지 놀고 있는 젊은 학생들에게 정중하게 조언하기도 해요. 뛰면서 사회현상을 관찰하는 것도 무척 재미있는 일입니다."

그의 사색의 깊이가 더해지면서 1995년 첫 수필집을 펴내고 2002년 수필가로 정식 등단했다.

생각하는 시간이 많으니 '부수입'도 많다. '마음을 하나로, 대구를 세계로'(대구시), '사랑의 반 세기, 빛 되어 세계로'(대구대) 등의 슬로건도 그의 작품이다. 슬로건 공모 당선 상금은 얼마 되지 않지만 자부심 하나는 대단하다. 이 모든 것이 일찍 일어나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믿고 있다.

"남들보다 3시간 더 사용할 수 있으니 바쁠 일이 없고 모든 것에서 여유로워요. 가장 중요한 것은 가정의 행복도 일찍 일어나기에 지킬 수 있다는 겁니다."

일찍 일어나는 그는 매일 아침식사를 준비한다. 결혼 초 연탄불 갈기도 마찬가지. 아침마다 부인 송옥순(54)씨의 차를 세차하는 것은 물론 구두도 닦아준다. '경상도 남자가 쪽팔리지 않느냐'고들 하지만 그는 그 말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여자도 능력 있으면 남자가 외조를 해줘야죠. 폼은 좋은데 차와 구두가 지저분하면 안 되잖아요. 제가 앞장서서 집안일을 도와주니 가정의 평화는 저절로 따라옵니다."

'여자의 표정은 100% 남편에게 달려있다'고 힘주어 강조하는 그는 1998년 여성신문사가 주관하는 평등부부상을 받기도 했다.

몇 년 전부터는 승용차를 두고 버스로 출퇴근한다. 버스에서 책을 읽을 수 있어 더없이 행복하다.

주말에는 테니스에 몰두하고 한 달에 한 번 등산도 즐긴다. 테니스 구력 35년인 그는 173m, 81kg의 단단한 근육질의 몸을 유지하고 있다. 술과 담배는 하지 않는다. 덕분에 실제 나이보다 열살쯤 어리게 보는 사람도 많다.

"자식들에게 크게 물려줄 건 없지만 떳떳하게 살았어요. 자식들도 이런 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요. 지금 이 습관을 쭉 유지한다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가 따라올 거라 믿습니다."

새벽이 그에게 준 선물이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사진'이채근기자 minch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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