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박근혜-김무성 의원 결별수준은 아닌 듯

최경환 의원의 정책위의장 도전 실패 이후 한나라당 내 친박계의 분위기는 '우울 모드'에 젖어있다. 공개적으로 최 의원을 지지하고 나선 것은 아니지만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론이 무산된 후 친박계인 최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잡은 황우여 의원의 당화합 카드가 여지없이 무산된 데 따른 것이다. 친박계는 사실상 똘똘뭉치다시피 했지만 '친이'의 높은 벽을 절감했다.

여기에 박근혜 전 대표와 '친박계 좌장격'인 김무성 의원의 불화설이 친박계의 위기 의식을 증폭시켰다. 특히 박 전 대표가 김 의원을 겨냥, "친박을 하다 피해봤다고 하면 (친박을)그만하라고 하세요"라고 말했다고 한 신문이 보도하자 친박계가 벌집을 쑤신듯 술렁거렸다.

그러자 박 전 대표의 대변인격인 이정현 의원이 박 전 대표의 의중을 확인하고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며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수습에 나섰다. 김 의원도 '지난 총선 때 친박 공천 희망자 리스트를 이방호 전 사무총장에게 준 것이 박 전 대표의 심기를 건드렸다'는 일각의 관측과 관련한 보도자료에서 "리스트를 건넨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양 측의 이 같은 반응을 종합하면 김 의원이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것은 사실이지만 결별로 이어질 정도로 관계가 악화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물론 박 전 대표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자기 정치를 하려는 듯한 김 의원의 태도에 대해 박 전 대표가 제동을 건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김 의원을 대신할만한 중량감 있는 정치인이 친박계에 없다는 점을 감안할 때 두 사람간의 불화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친박계 복당 인사들이 주축이 된 '여의포럼'이 내달 5일 창립1주년 기념 세미나를 열 예정이어서 두 사람이 만나 얽힌 실타래를 풀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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