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느 관아에 관기(官妓)의 우두머리격인 행수기생이 죽었다. 그런데 그 고을의 아전이 허겁지겁 달려와 아뢴다는 것이 "사또! 대부인 마님이 돌아가셨습니다"라고 헛말이 튀어나오고 말았다. 그 소리를 들은 원님은 통곡을 하며 고향으로 떠날 채비를 했다.
한참 후에야 제정신이 돌아온 아전은 잘못 고한 사실을 밝히며 '죽을 죄를 지었다'고 무릎을 꿇었다. 그런데 불호령이 떨어질 줄 알았던 원님의 입에서 나온 말이 또 가관이었다. "아 참! 그러고 보니 어머님께서는 10년 전에 돌아가셨군…." 원님과 아전이 그야말로 그 나물에 그 밥이다.
어느 옹기점에 건망증이 심한 사람이 들렀다. 그런데 한동안 옹기를 이리저리 살펴보고서 한다는 말이 "모양도 좋고 색깔도 좋은데, 어째 아가리를 막아 놓았지…?"라는 것이었다. 그 옹기는 입구가 땅 쪽으로 가도록 엎어서 세워뒀던 것이었다.
그러자 옹기점 주인이 웃으며 "손님 참 농담도 재미있게 하십니다. 아래 위를 다시 한번 잘 보십시오"라고 했더니, 그 사람이 옹기를 비껴 세우며 밑쪽을 들여다 보고 하는 말이 이랬다. "어라! 이 옹기는 밑구멍도 터져 있네…?"
건망증이 막상막하인 어느 50대 중반의 부부가 중국집에 자장면을 시켜 놓고는 아파트 거실에 앉아 야한 비디오를 보다가 모처럼 의기투합했다. 후끈한 비디오 장면 탓인지 초저녁에 춘정이 동한 부부는 바로 침실로 자리를 옮겨 사랑을 나누기 시작했다.
운우지정(雲雨之情)이 한창 무르익어 갈 무렵 '딩동 딩동' 초인종이 울렸다. 중국집에서 배달을 온 것이었다. 그런데 이 소리에 깜짝 놀란 아내가 남자를 밀쳐내면서 "큰일났다. 남편이 돌아온 모양이다"라고 했다.
이 말에 대한 남자의 반응 또한 웃긴다. "어이쿠 이거 어디에 숨어야 할지"라며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것이었다. 결국 남자는 속옷바람으로 농 안에 숨었고, 여자는 급하게 옷매무시를 고치며 현관으로 달려나갔다. 설마 배달 나온 중국집 아저씨를 정말 남편으로 착각하지는 않았겠지….
몸매가 늘씬한 여인이 블라우스 단추를 풀고 한쪽 가슴을 다 드러낸 채 버스 정류장 부근을 바쁘게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자 경찰이 다가와서 "부인! 당신을 경범죄 위반으로 체포할 수도 있습니다"라고 경고를 했다.
"왜요?"라고 반문하는 여인에게 "가슴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한 번 보세요"라고 하자, 아래를 내려다보던 여인이 깜짝 놀라 외쳤다. "아이고 이런! 아기를 또 버스에 두고 내렸네…."
건망증에도 단계가 있다. 소변보기를 예로 들면 이렇다. 소변을 보고 남대문을 잠그지 않는 정도는 초기에 불과하다. 중기가 되면 남대문을 내리지 않고 소변을 본다. 말기 증상은 정말 심각하다. 손자 녀석 고추를 보고 '쉬~' 하면서 자신이 소변을 본다.
요즘은 멀쩡한 젊은 사람들도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사람이 적잖다. 계단에서 구른 것까지는 실수라고 치자. 훌훌 털고 일어나서는 올라가고 있었는지 내려가고 있었는지 모르는 사람이 있다. 자장면을 다 먹고 나면 그릇에 한 입만 베어 먹은 단무지가 5, 6개씩이나 남아있는 사람들… 정신 차려야 한다.
물망초(勿忘草)라는 꽃이 있다. 유럽이 원산지인 이 꽃은 사랑과 정성의 상징으로 예로부터 민요와 시의 소재로 많이 인용되었다. '물망초'란 영어의 'forget me not'을 번역한 것인데, 이 또한 독일어를 옮긴 것이다.
'물망초'에는 이름처럼 애달픈 전설이 남아있다. 옛날 도나우강 가운데 섬에서 자라는 이 꽃을, 사랑하는 여인에게 꺾어주기 위해 한 청년이 헤엄을 쳐 건너갔다. 그런데 꽃을 꺾어 가지고 돌아오다가 그만 급류에 휘말리고 말았다.
청년이 그 꽃을 여인에게 던져 주면서 남긴 마지막 말이 바로 '나를 잊지 말라'(forget me not)는 것이다. 세상에는 잊어야 할 일이 있고, 잊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 그런데 '잊으라면 잊지요, 그까짓 것 못 잊을까봐~'란 조용필의 애원 처절한 노랫가락처럼 정녕 잊어야 할 일은 잊을 수가 없고, 잊지 말아야 할 일은 잊어 버리고 사는 게 우리네 야속한 삶이던가. 小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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