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십갑자는 사주명리학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용어이다. 육십갑자는 우리나라의 역법에서 일상적으로 사용되었던 이름으로, 일진(日辰)으로는 60일, 달로는 60개월, 년으로는 60년을 주기로 반복된다. 그래서 육십갑자가 다시 돌아오는 해인 61세에 회갑(回甲)이라 하여 잔치를 했다.
육십갑자는 오로지 십간(十干)과 십이지(十二支)가 상하로 짝을 지어 구성된다. 10천간은 갑(甲)·을(乙)·병(丙)·정(丁)·무(戊)·기(己)·경(庚)·신(辛)·임(壬)·계(癸)이고, 12지지는 자(子)·축(丑)·인(寅)·묘(卯)·진(辰)·사(巳)· 오(午)·미(未)·신(申)·유(酉)·술(戌)·해(亥)이다.
천간의 첫 글자 '갑'과 지지의 첫 글자 '자'를 짝을 이루어 갑자(甲子)를 만들고, 계속 만들어 나가면 60번째 결합인 계해(癸亥)가 나온다. 즉 갑자(甲子)부터 계해(癸亥)까지 모두 60가지의 간지결합체가 만들어진다. 명리학(命理學)은 인간의 길흉화복를 육십갑자라는 부호로 풀이하는 학문이다. 예를 들어 생년은 60개, 생월은 12개, 생일은 60개, 생시가 12개의 육십갑자를 풀이하면 남녀가 각기 51만8천400가지의 경우의 수가 나온다.
이 경우의 수를 생일을 중심으로 하여 인간의 길흉화복을 예측하는 학문이 명리학인데, 깊이 있게 공부하지 않으면 진짜 '병신육갑한다'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육갑'을 좀 안다고 사주를 잘 본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에 빠지게 된다는 말이다.
필자가 이 칼럼을 연재하고 나서 4월 18일 두 번째 썼던 이야기가 '리스트와 탐재괴인'이다. 여기서 필자는 지금은 고인이 되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주를 풀이하면서 안타깝고 우려의 마음으로 올해의 상황을 명리학적인 관점에서 나름대로 예측했다. 그 내용을 그대로 인용하면 다음과 같다.
'음력으로 1946년 8월 6일생인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주명조(四柱命造)는 무토일간(戊土日干)에 편인성(偏印星)이 강한 신강사주에 인수용재(印綬用財)의 기운을 타고 나서 탐재괴인과 반대되는 재성운이 오면 크게 발복하는 사주이다. 이런 사주는 탐재괴인과 반대로 인성운(印星運)이나 겁재운(劫財運)이 오면 크게 낭패를 당하게 되어 있는데 아쉽게도 올 기축년(己丑年)이 바로 무토일간의 입장에서는 겁재운에 해당돼 아내와 돈 문제가 생기고, 형제동료와 주변의 동료들이 나를 배반하는 형상이다. 특히 올 음력 4월 기사월과 음력 7월 임신월 및 내년 1월 무인월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는 잔인한 달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이 우리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내용을 연재하고 나서 필자는 매우 걱정스런 마음으로 문하생들과 강의시간에도 여러 번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결국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나는 일국의 대통령을 역임하셨던 분이라 이 어려운 고비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기를 바랐으나, 예측한 달(음력4월, 음력7월, 음력 내년1월) 가운데 첫 번째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운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필자도 지난 일요일 친구 부부와 함께 봉화마을에 조문을 다녀왔다. 고인과 동시대를 산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 글을 쓴다. 고인의 유언대로 이 기회에 상극의 정치를 지양하고 상생의 정치문화를 지향하며, 국론의 분열이 아닌 국민이 통합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혜명동양학연구원 원장(www.donghak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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