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한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방학은 학생들에게 학교와 학원수업으로 꽉 짜인 일상에서 벗어나 여유로우면서도 평소 부족했던 부분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영어 공부가 그렇다. 장시간 집중적으로 영어를 익히기에는 방학만큼 좋은 시간이 없다. 일부 계층에선 해외 단기 연수나 캠프를 보내는 경우도 있지만 국내 대학이나 교육기관들이 운영하는 캠프들도 자녀들에게 영어에 흥미를 느끼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영어캠프의 특징·주의사항
영어캠프는 영어와 친해질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 준다는 것이 특징이다. 영어캠프에선 원어민 강사와 함께 영어문화권의 공간에서 다양한 활동과 상황을 설정해 단기간 집중적으로 영어를 익힐 수 있다. 해외 영어캠프나 단기 연수가 많은 장점이 있지만 비용이 비싼데다 방과후 생활지도가 염려되기도 한다.
경제적이나 자녀 생활에 대한 점을 고려할 때, 학부모들은 국내 영어캠프를 선호하는 편이다. 최근에는 환율이 오르면서 국내 캠프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국내 영어캠프에는 통학형과 기숙형이 있다. 통학형은 셔틀버스 등을 통해 집에서 통학하는 형태이며, 기숙형은 캠프에서 먹고 자는 형태다. 기숙형은 집단생활을 통해 아침에 눈뜰 때부터 밤에 잠자리에 들 때까지 24시간 영어환경에 노출되고 아이들의 독립심을 키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비용(보통 200만~300만원)이 통학형보다 비싸고 방과후 통제가 쉽지 않다. 반면 통학형은 비용도 상대적으로 싸고 집에서 통학하기 때문에 부모가 안심할 수 있다. 특히 초등학교 고학년 이상의 경우 방과후에 다른 과목이나 활동을 할 수 있어 학부모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수많은 영어캠프들이 있는데 어떤 곳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다. 자녀에게 적합한 캠프를 고르기 위해선 우선 비용과 함께 강사진과 프로그램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대구미문화원 평생교육원 이교진씨는 "최근 영어캠프들이 난립해 있어 선별이 필요하다"며 "강사와 프로그램은 물론 캠프를 운영한 경험이 얼마나 있는지도 살펴보고, 이용 경험이 있는 다른 학부모들의 조언도 들어야 한다"고 했다.
보통 강사 경력은 홈페이지나 상담을 통해 알 수 있다. 원어민 강사가 어린이를 대상으로 교육한 경험이 있거나 정규 과정을 밟았는지 등 강사의 자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세부 시간표도 자세히 검토해야 한다. 듣기나 말하기, 쓰기, 읽기 등을 골고루 배울 수 있는지, 얼마나 짜임새있고 체계적인지를 고려해야 한다.
캠프도 하나의 생활이기 때문에 안전사고나 생활환경 등도 고려 대상. 특히 통학버스의 경우 보험 가입이 되어 있는지, 식단은 어린이에게 맞는지 등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또 될 수 있으면 집에서 가까운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통학형은 방과후 집에서 얼마나 연계 교육이 되는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영어 공부의 연속성을 위해 다양한 과제나 연계 수업이 가능한 곳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혹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환불 여부 등도 신청할 때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대구경북의 주요 영어캠프
경북대 어학교육원 '어린이영어'(Summer Intensive Course)는 원어민 어린이의 영어구사 능력에 해당하는 학습영어(Academic English)를 익히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하루 3시간씩 진행되는 이곳 프로그램은 엄선된 미국 교과 내용을 국내에서 단기간 체험하고, 다양한 그룹 활동과 철저한 피드백으로 완전학습이 이뤄지도록 수업이 진행된다. 영남대 외국어교육원의 영어 캠프는 교과통합 프로그램을 도입해 운영한다. 초등학교 교과서 집필진이 공동 개발한 이 프로그램은 각각 다른 과목들이 하나의 주제 아래 연결돼 통합적으로 영어공부를 하는 것이다. 초·중등 교과서 내용을 발췌해 원어민 강사가 영어로 수업하고 통일된 주제로 수학과 과학을 가르치는 등의 통합교육으로 영어 능력 향상은 물론 통합적 사고를 키우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
계명대는 '엘리트 영어캠프'를 운영한다. 이곳은 'ENIE'(English Newspaper In Education) 프로그램을 도입해 영자신문 활용을 통한 몰입교육을 한다. ENIE는 교과 활용은 물론 말하기, 쓰기 등 기본적 언어공부와 함께 비판적 사고능력을 키우고 신문 바로 읽기 등 여러 영역에 걸친 학습훈련을 시킨다.
대구가톨릭대 경주영어마을은 초교 3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기숙형 영어캠프를 진행한다. 5일까지 선착순으로 102명을 모집한다. 경주영어마을은 독립된 안전한 공간에서 다양한 체험학습이 가능한 강의실을 갖춰 최적의 환경과 효율성이 인증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우수한 외국인 강사진, 미국 및 호주 자매대학교에서 파견된 보조강사들이 참가해 양질의 영어교육을 제공한다.
대구 미문화원 평생교육원에서는 초등부, 중등부를 대상으로 영어캠프를 진행한다. 초등부 'Fun English'는 원어민 강사만이 진행하며,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 회화, 리딩 강화 등의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공부를 힘들어하는 학생들에게 영어에 대한 흥미를 일깨워주는 것을 목표로 한다. 중등부에서는 에세이와 토론수업, 독해, 문법 등 중학생들에게 필요한 영작능력과 문법 위주로 캠프를 운영한다. 주5일 집중수업으로 초등과 중등과정으로 분리해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영진전문대 외국어교육원은 대구경북영어마을과 연계한 '여름 어린이 영어캠프'를 마련했다. 하루 3교시 수업을 하는데 율동을 곁들인 영어체조와 놀이를 시작으로 개인별 영어 실력에 맞게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공부를 한다. 마지막 시간에는 영어뮤지컬 등 특별 그룹 활동과 과학실험, 미술수업 등으로 교과목에 영어를 접목한 몰입형 체험학습을 한다. 미디어활동을 통해 생활과 밀접한 영미문화 지식을 습득하는 시간을 갖고 캠프 중 있었던 일을 영어일기로 쓰면서 작문하는 훈련을 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전문성을 확인하라=영어캠프는 단순히 모여 여행하는 다른 캠프와 성격이 전혀 다르다. 의사소통이 완벽하지 않은 채 원어민들과 학습하며 생활하는 것 자체가 철저한 준비 없이는 쉽지 않은 부분이다. 이왕이면 여러해 캠프를 운영해온 경험 풍부한 기관을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
▷강사진을 점검하라=원어민 강사의 경우 티칭 자격이 있는지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원어민 강사를 고용하는 캠프들도 종종 있다.
▷수준별 반편성 여부 따져라=빼곡한 학습일정만 보고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금물. 자녀가 프로그램을 따라갈 수 있을지를 우선 고려해야 한다. 사전에 레벨 테스트를 통해 수준에 맞는 반을 구성하는 프로그램이 효과적이다.
▷캠프 시설을 점검하라= 캠프 시설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보통 홈페이지나 홍보 책자에서 사진을 볼 수 있는데, 이때 단순히 디자인이나 규모를 보고 판단하는 것은 좋지 않다. 강의실, 식당, 기숙사 등의 동선이 가깝고 안전한지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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