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내부정비' 난관 봉착

한나라당 당직 개편을 통해 친(親)이재오계가 전진 배치되면서 당내 역학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

한나라당 2기 인선을 보면 안상수 원내대표에 이어 장광근 사무총장과 진수희 여의도연구소장 등 친이계가 핵심 당직을 장악했다. 특히 장 사무총장과 진 소장은 '친이' 중에서도 친이재오계의 핵심으로 분류된다. 특히 진 소장은 '이재오의 대변인'이라고 불릴 정도다. 이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이 '돌아온 이재오'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면 친박근혜계 인사들은 정책조정위원장단은 물론 중하위 당직까지 고사하는 분위기다. '탕평인사'를 내건 한나라당의 후속 당직 개편이 어려움에 처한 주원인이다.

이처럼 원내대표 경선에 이어 후속 당직 개편 과정을 통해 당내 친이-친박 간 갈등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친이계도 되레 분화될 조짐이다.

한나라당의 '한집안 불화'는 4일 열릴 의원연찬회에서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국을 주도하는 방안을 찾아야 하는 거대 여당 한나라당이 내부 정비 작업에서부터 난관에 봉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명규, 한선교, 이성헌 의원 등 친박계와 친강재섭계 인사들이 맡았던 전략기획본부장과 홍보기획본부장, 제1사무부총장 등 핵심 중간 당직까지 친이계가 차지할 경우, 계파 간 갈등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번질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무에 참여하는 친박계는 김성조 정책위의장과 주성영 제1정조위원장, 이해봉 전당대회의장 정도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친이명박계-친이재오계의 독무대는 친박계가 같은 말을 타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더 심화되는 분위기다. 친박인 최경환 의원(경산·청도)이 친이인 안상수 원내대표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 제의를 거절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기다 서상기, 이계진 의원 등 재선 친박 의원들도 김 정책위의장 등의 정조위원장 제의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당위원장 등 현직에 충실하겠다거나 시도지사 출마 준비 등의 사정을 내세웠으나 결국 '현재의 당내 역학 구도에서 말을 타 함께 굴러 떨어지기 싫다'는 뜻으로 읽힌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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