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과 경주, 울진, 영덕은 현역 자치단체장과 새 인물 간의 대결로 압축된다. 새 인물들은 세대교체론을 내세우며 도전에 나선 반면 현 단체장은 현역 프리미엄을 살려 응전을 준비하고 있다.
◆포항
재선에 나서는 박승호(52) 포항시장은 당 경선에서부터 거센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한나라당 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포항 출신 인사는 공원식(57) 경북도 정무부지사, 박문하(55) 포항시의원, 김순견(50) 이상득 국회의원 정책특보 등이다. 박명재(62·전 행정자치부 장관) CHA의과학대학교(구 포천중문의대) 총장은 한나라당 후보 또는 무소속 출마 쪽에 관심을 두고 있다.
공 부지사는 "현재 부지사직에 충실할 뿐 시장 출마를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지만 지역 정치권은 지난 2006년 시장후보 당 경선에서 박 시장에게 석패한 공 부지사가 박 시장과 '리턴 매치'에 나설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역시 포항시의회 의장 출신인 박 시의원도 각종 사회단체에서 왕성한 활동으로 시장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고, 김 특보는 "박 시장이 무난하게 시정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현재로선 경선 경쟁을 할 마음이 없다"고 말했지만 여운을 남겼다.
박 전 장관은 고향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는 답변으로 포항시장 출마에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현재 야당과 완전 결별했으며 한나라당에서 러브콜이 있으면 응하고, 없으면 무소속 출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당 경선에 누가 나오든 크게 개의치 않는다"면서도 일부 인사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주
4·29 국회의원 재선거가 끝난 지 불과 두달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어서 후보군에 오른 인사들은 때 이른 출마발표로 민심의 역풍을 맞지 않을까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현역의 백상승 시장을 비롯해 김순직(54) 전 디자인서울총괄본부 부본부장, 김태하(51) 변호사, 최윤섭(55)·황진홍(52) 전 경주시 부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백 시장은 내년 75세로 도내 자치단체장 가운데 최고령이다. 최근 백 시장과 측근은 "여전히 시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산재한 일들이 많다"면서 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4·29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했던 김 부본부장은 "서울시에서 같이 근무한 이력 등으로 백 시장이 출마하면 의리상 출마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출마하겠다"고 밝혀 백 시장의 거취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최 전 부시장은 "지난 국회의원 재선이 학기말 시험이었다"며 불출마 의지를 내비쳤고, 황 전 부시장은 불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최근 "여건이 허락되면…"이란 말로 여운을 남겼다.
4·29 국회의원 재선에 출마했다가 후보사퇴한 뒤 당시 정수성 후보의 선대본부장을 맡았던 김 변호사는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정수성 의원이 무소속으로 남을 경우와 한나라당에 입당할 때의 경우가 다르다"는 입장을 밝혀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울진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가 무려 12명이나 된다. 3선을 노리는 김용수(68) 현 군수와 강진철(50) 전 부산일보 편집부장, 이용신(54) 전 동의대 겸임교수, 임광원(59) 전 경북도 경제통상실장 등은 사실상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이들은 일찌감치 출마를 선언하고 읍면에서 열리는 각종 행사나 동창회, 경조사 등을 찾아 표심 다지기에 나서고 있다.
김기호(48) 경북매일신문 사장, 방유봉(56) 경북도의회 운영위원장, 신정(65) 전 군수, 윤영대(62) 전 통계청장, 이화영(58) 국민건강공단 영덕·울진지사장, 주광돈(44) SK텔레콤 울진대리점 대표, 주광진(59) 전 울진군의회 의장, 장정윤(64) 전 용산구 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등은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거나 한나라당 사람으로 분류된다.
김 군수는 "친환경농업엑스포 개최를 통해 울진의 브랜드 가치를 한 차원 높이는 등 무난히 군정을 이끌어 온 만큼 입지가 탄탄하다"고 자평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다른 후보들은 "임기 내내 준비했고 수백억원을 들인 행사이지만 부가가치 창출이 형편없다는 게 군민들의 생각인 만큼 해 볼 만한 선거"라고 주장했다.
◆영덕
김병목(55) 현 군수 외에 아직까지 표면 위로 부상하는 후보가 없다.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는 김 군수와 한 번씩 붙어 고배를 마신 오장홍(62) 전 경북도 공무원교육원장, 정라곤(60) 전 봉화 부군수, 박문태(55) 민족통일 영덕군지부장 등이다. 하지만 지역에서 이들의 움직임이 크게 두드러지지 않아 출마 여부는 한나라당 공천 등 향후 정치 일정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변수가 있다면 지난 총선을 준비하다 중도 하차한 남효채(57)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와 권두철 가야CC 대표이사 등이다. 남 부지사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영덕중고 일부 동문들 사이에서 출마설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는 만큼 공천 등 정치적 상황에 따라 출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과 포항 동지상고 동문인 권 대표는 지난 대선에도 깊숙이 관여한 데다 이 대통령에 이어 동지상고 총동창회장을 맡는 등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선거 막판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 지역구 시·도의원 정수를 조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직선거법 개정안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 선거법 개정안이 내년 지방선거 전 국회에서 통과가 되면 영덕군은 도의원 수가 2명에서 1명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김기홍(47)·박진현(50) 현 도의원 등이 선거구역이 같은 군수와 도의원 출마를 놓고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울진 영덕·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경주·이채수기자 csl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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