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 기초단체장 누가 뛰나] 안동·영주·문경·봉화, 현 단체장 출마 예상

안동과 영주, 문경, 봉화 등 경상북도 북부권에서도 내년 6월 예정된 지방선거 열기가 일찌감치 달아오르고 있다. 이들 지역에서는 현 단체장들이 모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며 지역별로 여러 후보자들이 출마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안동=안개 속 정국이다. 윤곽이 희미하게 보일듯 하면서도 거론되는 당사자들이 이렇다 할 입장을 내놓지 않아 선거판을 읽기가 쉽지않다.

김휘동(65) 현 시장의 3선 도전이 점쳐지는 가운데 권영세(57) 현 대구시 행정부시장, 이동수(60) 전 안동상공회의소 회장, 장대진(50) 전 경북도의원, 김명호(59) 21세기연구소장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김 시장은 지역 주민들의 30년 숙원이었던 '경북도청 유치'를 성사시킨 일등공신으로, 지역민들 사이에 높은 신뢰를 얻고 있다. 3선을 통해 경북도청 이전사업을 마무리하고 명품 신도청 소재지를 만드는 책임을 맡겨야 한다는 여론이 강하다. 게다가 안동을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로 국내외에 알리면서 지역의 정체성을 새롭게 갖추는 행정 추진력이 폭넓은 인정을 받고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과 시장이 모두 '안동 김씨' 출신으로 안동 권씨, 의성 김씨 등 타 문중들의 반발이 만만찮을 것으로 보이면서 권 대구 행정부시장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안동 권씨 문중세를 등에 업고 있는 권 부시장이 시장이 될 경우 '안동 김-안동 권'의 대문중 조합을 통한 김 의원의 차기 총선 선거판 짜기에 유리하다는 관측이 눈길을 모으고 있어 '김-권'의 공천경쟁이 불꽃을 튀길 전망이다.

지난 총선에서 김광림 의원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이동수 전 회장도 한나라당 공천경쟁에 나설 각오다. 이 회장은 도청유치주민연합, 경북도의원과 상공회의소 회장 등 폭넓은 활동으로 형성된 인맥과 인지도를 무기로 삼고 있다. 지난 총선의 또 다른 공신으로 알려진 김명호 소장도 참신한 젊은 세력 결집으로 대안 세력을 자임하고 있다. 지난 총선에서 친박계를 자처하며 출마했던 장대진 전 의원은 내년에도 바람이 일기를 바라고 있다.

◆영주=재선을 노리는 김주영(61) 현 영주시장에게 권영창(66) 전 영주시장과 장대봉(57) 현 영주경찰서장, 장욱현(52) 대구테크노파크 원장, 최영섭(45) 지역경제연구소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도전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권영창 전 영주시장을 제외한 나머지 출마 예상자들은 먼저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김 시장은 현직의 장점, 권영창 전 시장은 전직과 도의원 역임, 장욱현 대구테크노파크 원장은 현직 및 중소기업청장 재직, 장대봉 서장은 고향에 대한 애정, 최영섭 소장은 젊음과 패기를 내세우며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

김 시장은 영주 영광고, 고려대 출신으로 행정고시에 합격한 후 국무총리실 행정개혁위원회, 경제기획원 예산실 교통체신·건설환경·교육문화 예산담당관, 월드컵 조직위원회 물자국장, 기획예산처 이사관, 서울특별시 경영기획단장 등을 지냈다. 권영창 전 영주시장은 영주농고(현 제일고)와 경북전문대, 동양대를 졸업, 지역에서 고려레미콘을 운영해왔으며 영주 청년회의소·영주새마을문고회장·바르게살기영주시협의회장, 영주 교육발전위원장, 경상북도 도의원, 민선 3기 영주시장 등을 지냈다.

또 장욱현 대구테크노파크 원장은 경북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해 대통령 비서실 공보비서실, 산업자원부 섬유패션산업과장, 대구·경북중소기업청장, 중소기업청 기업성장지원국장을 역임했다. 영주가 고향인 장대봉 영주경찰서장은 영주 영광고, 중앙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1980년부터 경찰에 몸담고 있다. 최영섭 정책개발연구소 소장은 영주 영광고, 동국대를 졸업한 후 홍사덕 국회의원 비서, 한나라당 중앙청년위원회 부위원장(전), 18대 장윤석국회의원 선거대책 총괄본부장, 친박연대 홍사덕의원 특별보좌역 등을 맡았다.

◆문경=지역 출신 이한성 국회의원과 갈등양상을 보인 신현국(57) 현 시장의 한나라당 재공천 여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대구지방환경청장 출신이면서 환경공학 박사인 신 시장은 이명박 정부 초기 환경부 장관에 거론될 정도로 나름대로 한나라당 수뇌부와 청와대쪽의 신임을 받고 있지만 지난 총선을 치르면서 이 의원 등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 의원 측은 당시 신 시장 측이 자신의 상대인 무소속 후보를 지원해 선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일부는 벌써부터 신 시장의 한나라당 공천 탈락설을 흘리면서 반대 여론을 지피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신 시장이 공천을 포기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경우 한나라당 후보 당선을 장담할 수 없을 만큼 신 시장의 현역 프리미엄이 상당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어 결국 신 시장의 한나라당 재공천 문제는 대세론을 탈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그동안 수차례 화해 시도와 화합을 강조한 신 시장의 노력이 좋을 결과를 낳지 않겠느냐는 긍정적인 시각이 높다.

이런 상황에서 신 시장이 한나라당 공천을 받을 경우 무소속으로 맞설 후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 시장 공천 탈락을 전제로 김현호(54) 한성연수원장, 이상진(60) 전 문경시농업기술센터소장, 탁대학(59) 전반기 시의회의장, 고우현(59) 도의원, 고재만(54) 전 시의원 등이 한나라당 공천에 도전할 뜻을 조심스럽게 내비치고 있다.

◆봉화=엄태항(61) 군수가 전국 최초로 민선 4선 단체장 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김천일(62) 군의회 의장의 출마설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 군수가 3선을 무소속으로 당선될 만큼 무소속 아성이 강한 지역이지만 현재 엄 군수가 한나라당에 입당, 자리를 지키고 있어 김천일 의장이 한나라당 공천을 희망할 경우 공천 경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엄 군수는 민선 1·2기 단체장을 지낸 뒤 한차례 출마를 포기했다가 4기 단체장 선거에 보궐로 당선돼 선거법상 연임 3선 제한을 무너뜨리는 전국 유일의 4선 도전 단체장으로 탄탄한 지역기반을 자랑하고 있다. 이에 도전하는 김 의장도 민선 3·4·5대 봉화군의원을 지내면서 4대 전반기와 5대 전후반기 군의장, 5대 후반기 경북 시군의회 의장협의회장, 5대 후반기 전국 시군자치구의회 의장협의회 감사를 맡아온 의정 전문가로 통하면서 만만찮은 경력을 지니고 있다.

엄 군수와 김 의장은 죽마고우이지만 정치적으로는 군수와 의장을 지내면서 상당한 대립각을 세우며 견제 세력으로 자리해 왔다.

이 밖에 자천타천으로 거론되는 박노욱 경북도의원(한국농업경영인 중앙연합회 수석부회장) 은 "아직까지 출마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문경·권동순기자 pinoky@msnet.co.kr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영주봉화·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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