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르네상스 미술 이야기

김태권 지음/한겨레출판 펴냄

중세의 '십자군 이야기'를 만화로 재현하며 2003년 미국의 이라크 침공을 현대판 '십자군 전쟁'으로 풍자했던 만화가 김태권이 4년 만에 신작 '르네상스 미술 이야기-피렌체편'을 내놓았다. 저자는 이야기를 풀어나가며 르네상스를 전해줄 가이드로 '조르조 바사리'(1511~1574)를 내세웠다. 화가이자 건축가이며, 르네상스 시대 200여명 예술가의 전기를 기록해 '르네상스 미술가 열전'이라는 책을 남겼던 인물. 그의 기록을 통해 저자는 도시 국가 피렌체를 중심으로 한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 이야기와 미술 부흥의 최대 지원자였던 메디치 가문의 복잡한 가계, 주변 도시 국가들과의 대결 구도를 그려내고 있다. 예술 작품에 대한 흥미로운 설명과 함께 당시 라이벌 관계였던 거장들의 미묘한 감정의 흐름까지 세세하게 잡아냈다. 특히 거장들의 작품을 패러디해 만화처럼 그려낸 삽화들은 보는 재미를 한층 더한다. 고대와 중세를 넘어 르네상스로 이어지는 미술 사조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역작. 서울대 미학과를 졸업한 저자는 특유의 어투로 추상적인 르네상스를 독자들에게 한층 가깝게 만들었다. 작가는 후속편으로 '르네상스 미술 이야기-로마편'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260쪽, 1만3천원.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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