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딸들아 나도 학교에 간다."
성인들에게 새로운 배움의 기회를 주는 학교평생교육이 대구를 달구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2007년부터 교육감 지정 '학교평생학습관' 사업을 통해 학교를 주민에게 개방하고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100개 학교에서 600여개 평생교육 프로그램을 학부모와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다. 평생교육 프로그램은 각 학교의 여건과 학습자들의 요구를 반영해 다양한 내용으로 이뤄진다.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프로그램은 외국어교육. 원어민 강사를 고용해 영어는 물론 중국어, 일본어 강좌를 개설한 학교들이 많다. 시지고는 학교에서 활동 중인 원어민 보조교사를 평생교육 강사로 활용해 영어회화, 일본어회화, 중국어회화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함지고의 경우 지난해부터 시작한 원어민 영어회화반에 올해는 50여명의 수강생이 몰리면서 초급반과 중급반으로 나눠 수업을 하고 있다.
경상공고는 올해 컴퓨터실 2곳에서 파워포인트, 포토샵 등 컴퓨터 관련 강좌를 개설해 야간에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초급과 중급으로 나눠 수준별 강의를 하면서 보조강사가 '컴맹'을 대상으로 맞춤형 개별지도도 한다. 특히 이곳에는 대구 향교 소속 예절지도사들이 공부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수강한 5명의 동료 예절지도사들이 '초보자도 쉽게 배우고 업무활용도가 높다'는 입소문을 내면서 인기를 얻고 있다.
율하초교는 학생들의 실과수업을 위해 교내에 설치한 재봉실을 활용해 홈패션 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학부모와 주민들이 홈패션을 배우면서 만든 작품을 판매해 수익을 거두기도 한다. 또 학생들의 실습 시간에는 평생교육 수강생(학부모·주민)들이 강사로 나서 소집단별로 학생들의 재봉틀 실습 교육을 맡고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대구북중학교는 올해로 3년째 한지공예반을 개설했다. 이 학교는 아예 교실 하나를 평생학습실로 지정해 정규 강좌가 끝난 뒤에도 수강생들이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편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이렇게 만든 작품을 판매해 난치병어린이돕기 성금으로 60여만원을 기부했다. 올해는 한지공예로 만든 작품을 대회에 출품해 상을 받기도 했고, 일부 수강생들은 강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오카리나를 비롯해 플루트나 가야금, 단소 등 악기를 배울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이들 악기를 배운 학부모들은 아예 동아리를 만들어 부지런히 연습해 각종 축제에 나가 공연을 하기도 한다. 또 악기를 배우는 학습자에서 가르치는 강사로 탈바꿈하고 학습과 교습을 병행하기도 한다.
대구시교육청 평생체육보건과 이정은 평생교육사는 "학교평생교육은 단순히 학부모나 주민들에게 여가 활동 수준을 넘어 학교와 지역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되고 있다"며 "일부 수강생들은 평생교육을 통해 취업이나 부업의 길에 나서기도 한다"고 말했다.
교육감 지정 '학교평생학습관'의 평생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를 희망하는 대구시민은 해당 지역교육청에 문의하거나 시교육청 홈페이지(www.dge.go.kr), 평생체육보건과 평생교육-공개자료실을 참고하면 된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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