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재무진단] 50대 은퇴 직장인 저금리 이자 고생

자산 배분하면 기대수익률 7.5% 가능

Q. 은퇴를 한 사람들은 목돈을 은행에 넣고 이자를 받아 생활비를 댔습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일반화된 모습이었죠.

하지만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했습니다. 금리가 언제 다시 올라갈지 예측하기도 힘듭니다. 올라가도 예전처럼 높이 상승할 수 있을까요?

이 때문에 은퇴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은퇴를 한 이용구(57)씨도 그런데요. 이자소득을 생활비의 원천으로 삼으려던 이씨는 저금리로 인해 노후생활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의 노후는 도대체 어떻게 될까요? 헤쳐나갈 방안은 없을까요?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이씨의 노후를 짚어봤습니다.

A. ◆초저금리로 인플레이션 위험에 노출

이씨는 지난해 초 은퇴를 한 뒤 퇴직금과 그간 모은 돈 4억원을 정기예금으로 굴려 매월 나오는 이자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미국의 금융위기로 인해 정기예금 금리가 떨어지면서 불안감이 많다. 최근에 만기가 돌아온 정기예금을 재예치하기 위해 은행을 찾은 이씨는 연 3.3%에 불과한 금리에 눈 앞이 캄캄해졌다. 4억원을 연 3.3%로 맡길 경우, 세금을 떼고 나면 한달에 챙길 수 있는 이자가 93만원에 불과하다.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것이다. 그나마 지금은 지난해 다소 높은 금리로 가입한 정기예금 덕에 이자소득이 월 150만원은 되는데 속속 만기가 돌아오면 이자소득이 급격히 줄어든다.

게다가 물가상승률에 따른 화폐구매력 감소를 감안하면 그야말로 마이너스 금리시대라 할 수 있다. 지금도 모자라는 생활비를 원금에서 조금씩 인출해서 쓰고 있는 형편인데 이대로 가면 언제 4억원이 바닥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크다. 노후생활을 자식들에게 의존하지 않고자 하는 이씨 부부는 앞으로 자산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곧 둘째 아이가 결혼하면 아파트도 작은 평수로 옮길 것을 권한다. 아파트는 무수익 자산이다. 3억3천만원을 썩힐 필요가 없으므로 평수를 낮춰 운용자산을 늘려야 한다.

◆포트폴리오 기대수익률을 높여야

이씨는 상가투자도 고민하고 있지만 현재의 자산규모로 부동산에 투자하기엔 자산규모가 너무 적다. 그리고 전 재산을 상가에 투자해 실패할 경우, 위험부담이 너무 크다. 따라서 이씨는 금융자산으로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지금처럼 정기예금에만 의존하면 너무 보수적인 포트폴리오이기 때문에 적절한 기대수익을 올리기 어렵다.

포트폴리오를 다시 짤 것을 권한다. 이씨가 금융자산 4억3천만원과 아파트를 옮기고 난 후 여유자금 1억7천만원을 합쳐 6억원으로 평균 기대수명인 85세까지 매월 200만원씩 생활비를 쓰고자 한다면 이씨의 포트폴리오 기대수익률은 7.5%는 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의 저금리 상황을 감안하면 정기예금만으로는 도저히 올리기 힘든 높은 금리다. 따라서 이씨가 기대수익률 7.5%를 올리려면 6억원 중 정기예금과 채권, 주식형펀드에 각각 33%대 25%대 42%의 자산배분(정기예금 5%, 채권 6%, 주식형펀드 10% 수익률 가정)을 가져야 한다. 정기예금에 2억원, 후순위채권에 1억5천만원, 주식형펀드에 2억5천만원을 투자하기를 권한다. 이 경우 금융자산 중 투자자산의 비중은 42%로 '100-나이 이론' 및 이씨의 투자성향 등을 고려할 때 적절한 것으로 평가된다.

◆후순위채권 또는 하이브리드채권

은행의 자본확충 수단인 후순위채권이나 하이브리드채권이 최근의 저금리상황과 맞물리면서 고금리 금융상품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씨도 후순위채권에 1억5천만원을 투자할 것을 권한다.

최근 은행들의 후순위채권 발행조건은 6년 만기에 금리는 5.9% 정도다. 다만 후순위채권은 예금자보호대상에서 제외되며 금융회사가 도산할 경우 다른 채권자보다 후순위로 변제받게 되므로 신용도를 잘 따져볼 필요가 있다.

하이브리드채권은 후순위채권과는 조금 다르다. 최근 발행되는 하이브리드채권의 발행조건은 30년 만기에 5년 후 은행이 상환하는 조건이 있으며 발행금리는 5.95% 정도다. 그러나 하이브리드채권은 5년 후 상환 조건이 있더라도 은행에서 일방적으로 상환을 연기할 수 있고, 30년 만기 후에도 마찬가지이므로 사실상 만기가 없는 셈이다. 그리고 발행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이 8% 이하로 떨어져 적기시정조치를 받거나 부실금융회사로 지정될 경우 이자지급이 되지 않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이런 제약조건을 감안하면 발행금리 5.95%는 높은 금리로 보기 어렵다.

◆예금은 짧게, 주식형펀드는 길게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3.3%에 불과한 지금의 저금리는 일시적인 현상이라 판단된다. 미국의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침체로 금리가 급속도로 떨어졌지만 경기가 회복되면 다시 금리가 상승할 것이다. 경기가 회복된 후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가 현실화되면 금리가 인상될 수밖에 없다. 경기가 예전 수준으로 회복된다면 정기예금의 금리도 예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다.

지금은 조심스러운 전망이지만 경기회복의 조짐이 보이고 있으므로 정기예금은 만기를 1년 이하로 다소 짧게 가져가 금리 인상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주식형펀드는 다르다. 주식형펀드를 투자할 때 가장 중요한 투자원칙은 분산투자와 장기투자다. 특히 지금은 전 세계 주식시장이 금융위기 여파로 한차례 폭락을 경험한 후 다소 회복한 시점이다. 단기적인 주식시장 전망에 근거해 투자하기보다는 5년 이상 장기투자한다는 마음으로 투자를 한다면 지금이 좋은 투자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씨도 주식형펀드에 3천만원을 투자해 손실을 보고 있지만, 길게 보고 투자비중을 높일 것을 권한다.

다만, 한꺼번에 투자를 하지 말고 조금씩 분산해서 투자할 것을 권한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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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센터장 계명대 교수/ 김성숙 부센터장 계명대 교수/ 허수복 부센터장 계명대 강사/ 김병육 전문위원 삼성증권 대구지산지점장 / 배재수 전문위원 진강건설㈜ 대표/ 심진오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장/ 윤병구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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