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산엔지니어링(주) 김희근 회장의 자서전이다. 흔히 자서전은 평생 살아오며 쌓은 업적을 자랑하기 바쁘지만 이 책은 다르다. 63년을 살아오며 저자가 느낀 감동과 경험,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감사로 가득하다.
외환 위기를 극복한 기업의 경영자로서, 벽산그룹 창업주의 아들이자 해외 유학파로서 안온한 삶을 거부하고 사막에서 일군 청춘의 꿈도 담았다. 하지만 딱딱하거나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특히 부인 이소형에 대한 부분이 그렇다.
저자는 책머리에 '36년간 내 삶의 동반자로 살아온 사랑하는 아내, 이소형에게 이 책을 바칩니다'라고 적었다. 2년간 700번의 데이트 끝에 결혼한 아내, 평생을 기다림 속에 살아온 부인은2006년 췌장암 선고를 받았고 성공적인 수술로 한 시름 놓나 싶었지만 림프에서 폐로 다시 전이됐다.
저자는 기적을 바라며, 이 한 권의 책이 기적을 가져다줄 것으로 믿는 듯 하다. 마치 첫사랑의 열병을 앓는 젊은이처럼 기억의 편린 속에 남은 부인과 가족에 대한 솔직담백한 이야기들을 담았다. '지속가능한 기업'을 경영의 최우선 명제로 삼았던 저자는 "나는 평상시 '절더라도 넘어지지는 말자'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곤 했다"고 적고 있다. 400쪽, 2만원.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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