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전통적인 음악교육을 거치지 않은 한 캐나다 청년이 유학을 다녀온 젊은 작곡가들과 같이 당당히 대구국제현대음악제의 창작작품 공모에 당선되어 음악제 참가자들과 젊은 작곡가들 사이에 화제와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일이 있었다. 우리나라에 원어민 영어교사로 입국해 울산에서 생활하고 있던 데이비드 래퍼티(David Rafferty)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평소에 기타와 재즈를 즐기던 음악 애호가였다. 그는 한국에서 일하면서 작곡가 권은실 교수를 만나 현대음악 작곡을 1년 정도 공부하였고, 이런 성과를 이루어 냈다. 그 이후 그는 컴퓨터 음악과 영화 음악에 관심을 가지면서 미국의 작은 독립영화제에서 영화음악상을 받기도 하였고, 이제 정식 음악공부를 위해 영국의 로열아카데미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음악사의 유명 음악가들 중에는 철학, 법학, 의학을 공부하고 결국 음악에 대한 미련 때문에 작곡가가 된 인물이 많은데, 이러한 현상은 프로 수준의 취미 생활을 하는 아마추어들이 많은 서구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일들이라 생각된다. 독일에서 유학할 당시 필자가 살았던 집의 주인이었던 의사 펠츠씨는 평소에 쇼팽의 피아노 음악을 즐겨 연주하곤 했다. 그리고 유럽에는 음악을 좋아하여 음악을 공부하는 학생들을 지원하면서 하우스 콘서트를 열어주는, 경제적 여유를 가진 사람들도 적지 않다. 즐기는 것과 의미를 두는 것에 대한 분리와 조화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서구의 이런 문화구조가 우리들에게는 지향해야 할 미래 문화의 모델이 되기도 한다.
앙상블 디토. 그 이름만 떠올려도 기분이 상쾌해지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음악의 천사들. 따뜻하고 호소력 있는 연주로 대한민국을 사로잡은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을 주축으로 6인의 청년 연주자들이 클래식 음악으로 보다 많은 이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고자 모인 야심 찬 실내악 프로젝트이다. 출중한 외모와 화려한 무대 매너로 당시 언론과 관객 모두에게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은 '웰컴 투 클래식(Welcome To Classic)'이란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음악에 대한 애정을 청중들과 적극적으로 공유한다. 전 공연 매진의 진기록, 가는 도시마다 연예인을 방불케 하는 인기몰이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으며, 팬들과 공감하고 소통을 이루며 클래식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이 앙상블 디토(Ditto)란 이름은 디베르티멘토(Divertimento'희유곡)의 약자이며, '즐거운 클래식 음악의 발견'이 모토이다.
멤버들의 음악적 성과는 이 지면에서 다 소개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하고 화려한데 그 중에서도 바이올린의 스테판 재키브와 쟈니 리는 하버드대를 졸업한 후 음악을 공부한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음악적으로 세계적 성과를 획득한 연주자들이어서 더욱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차이코프스키 현악 육중주 '플로렌스의 추억'을 위시한 주옥같은 작품들이 연주될 예정이며, 무엇보다도 클래식 음악의 즐거움과 건강한 음악 메시지를 호흡하기 원하는 애호가들에게 기꺼이 이 음악회를 추천한다.(공연 문의 : 임지윤 053-550-7116 / 011-9855-3739)
작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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