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제대로 될 수 있을까?'
전국 대학들이 우후죽순 약학대(과) 신설을 추진하고 기존 약대들은 선(先) 정원 증원을 요구하는 등 약대 신설·증원을 놓고 대학과 약사단체 간, 신설 추진 대학들 간에 큰 갈등을 보이고 있다.
약대 신설을 추진하는 30여개 대학들은 생명과학·의학·약학을 연계한 바이오 의료 분야의 발전을 명분으로 신설의 당위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기존 20개 약대들은 6년제의 적절한 운영과 6년제 전환으로 2년간 신입생을 선발하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800명이 증원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설을 추진하는 지역 대학 간에도 경쟁이 치열하다. 경북대가 대구의 첨단복합의료단지 유치와 관련해 바이오 의료분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기 위해 의학전문대학원과 연계한 약대가 필요하다며 맨 먼저 신설 계획을 밝혔다. 이어 계명대, 대구대도 11일 약대 신설 추진의사를 공식화했다. 이들 대학들은 약대 설립은 '우수 학생 유치'와 '높은 취업률'의 효과를 거둬 대학 위상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약대 유치에 올인하고 있다.
반면 영남대, 대구가톨릭대 등 기존 약대들은 6년제 약대 운영을 위해선 정원이 80명(현재 영남대 70명, 대가대 50명) 이상은 돼야 하기 때문에 기존 약대의 증원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남대 관계자는 "기존 약대가 정상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마구잡이로 약대 신설을 허용한다면 약학 교육 자체가 붕괴될 수 있다"며 "운영 경험이 있는 기존 약대에 충분한 교육환경을 조성한 뒤 신설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가족부는 약대 정원을 기존 20개 대학 1천201명에서 400명 정도 더 늘릴 예정이었으나 각 단체별 입장이 엇갈려 난항을 겪고 있다.
복지부는 지난 8일 대한약사회, 병원약사회, 제약협회 등 관련 단체가 모인 가운데 '2011학년도 약대 정원 조정방안 마련 간담회'를 열었지만, 의견 차이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 당초 7월쯤 발표 예정이던 보건사회연구원의 '약대 증원 및 신설' 관련 용역연구가 10월로 미뤄질 것으로 알려져 인력 추계방식을 놓고 내부 진통이 적지 않음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복지부는 당초 지난달 말 교육과학기술부에 제출키로 했던 약대 증원 계획을 잠정 연기했다.
대한약사회는 신중한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힌 반면, 병원약사회와 한국약학대학협의회(약대협)는 약대 증원 찬성의 입장을 나타냈다.
약대협 정원증원특별위원회 황성주 위원장(충남대 약대 학장)은 "6년제 전환에 따라 2011년까지 약대 신입생을 선발하지 못해 2년간 2천600여명의 약사인력 공백이 생길 것"이라며 "기존 약대도 적정 정원(최소 700~800명 증원 주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약대 신설을 논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고 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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