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與 쇄신안, 아직도 원점서 '맴맴'

쇄신하기 참 어렵다. 한나라당 쇄신안은 '도로 원점' 이다. 쇄신특위의 '화합형 대표 추대' 카드와 박희태 대표의 대화합을 위한 '조건부 사퇴'로 활로를 모색하는가 싶더니 10일 당사자들이 입이라도 맞춘 듯 "아니다. 그런 일 없다"고 말했다. 오히려 진실게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쇄신은 원점에서 맴돌고 있다.

○…원희룡 쇄신특위 위원장은 10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쇄신특위 회의에서 "'추대'라든지 '화합형 대표'를 결정하거나 의견 제시를 한 일이 전혀 없다"고 발을 뺐다. 앞서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입장을 표명하며 "(추대나 화합형 대표는) 의원연찬회나, 쇄신특위 바깥에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개인 의견들이 나온 것일 뿐 쇄신특위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한 달 전 큰 기대 속에 출범했던 쇄신특위는 이렇다 할 성과를 내놓지도 못한 채 전략도 없고, 의지도 없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왕좌왕, 갈팡질팡한다는 비난만 받고 있다. 하지만 쇄신특위 위원인 장윤석 의원(영주시)은 "그동안은 쇄신특위 내에서 의견을 수렴한 단계였을 뿐"이라며 "구체적이고 본격적인 쇄신안은 지금부터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태 대표도 10일 "'화합형 대표 추대론'이라는 것은 들은 적도 얘기한 적도 없다"며 "(내가) 6월 말까지 어떻게 한다고 말한 적도 없다"고 대화합을 전제로 한 '조건부 사퇴설'을 전면 부인했다. 물러날 뜻이 없다는 얘기다.

결국 쇄신특위가 민심 이반, 4·29재·보선 몰패의 책임을 물어 줄기차게 주장해 온 당 지도부 사퇴는 '없던 일'이 된 것이다. 10일 오전 열린 한나라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친박계인 박종근 의원(대구 달서갑)은 오히려 "쇄신위가 단일안을 확정하기도 전에 언론에 공개적으로 모든 현안을 알리고 있다. 쇄신위가 언론 플레이 하라고 만들어 놓은 기구냐"고 비판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여전히 긴 침묵 속에 있다. 쇄신특위의 '화합형 대표 추대론'이 나왔을 때에도 아무 말을 하지 않았다. 친박계 의원들은 '화합형 대표'가 곧 박근혜 전 대표가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 펄쩍 뛰었다. "내칠 때는 언제고 필요하니 손을 내미느냐"고 불만이 노골적이다. 10일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친박계 이경재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가 정말 마음을 털어놓고 난 다음에 화합이 있는 것이지, 억지로 협박해 얼기설기 만든다고 화합이 되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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