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일본 혼다사는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는 휴머노이드(Humanoid) 로봇 'P2'를 개발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인간형 로봇을 뜻하는 휴머노이드는 두 발로 걸어다니는 것을 전제로 사람과 같은 인식과 운동기능을 갖춘 고난도의 지능형 로봇이다. 상반신을 이용한 균형잡기와 굴곡이 있는 바닥을 감지해 안정적으로 걸을 수 있는 능력은 첨단 공학의 뒷받침 없이는 불가능하다. 혼다사는 이어 2006년 사람 얼굴과 음성명령어를 인식하면서 다양한 손가락 동작과 시속 6㎞의 주행과 보행, 앞에서 밀면 넘어지지 않고 뒤로 주춤 물러설 줄 아는 능력까지 갖춘 '아시모'(Asimo)를 선보였다.
인간형 로봇 제작은 정밀한 기계공학과 전기'전자공학을 바탕으로 한 최첨단 공학분야이다. 기계가 인간의 지적 활동을 대신할 수 있도록 하는 분야인 인공지능과 두뇌 신경망 연구, 주변 사물을 인식하는 생물학적인 감각기능을 인공적인 인지능력으로 나타낼 수 있는 패턴인식, 계량화하기 어려운 미세한 동작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퍼지이론까지 각종 인지과학적 접근방법과 이론들이 총망라된다. 각국이 로봇공학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2002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들어가 2004년 12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기계공학과 오준호 교수팀이 '휴보'를 탄생시켰다. 키 120㎝, 몸무게 55kg에 41개의 전동기를 몸에 단 휴보는 사람과 블루스를 추고 가위'바위'보를 할 수 있으며 손목에 실리는 힘을 감지해 악수할 때 적당한 힘으로 손을 위아래로 흔들기도 한다. 지난해 말엔 휴보의 진화형인 '휴보2'가 5년 동안 연구비를 받는 조건으로 미국 국립과학재단이 빌려갔다. 재미(Jaemi)란 이름의 이 로봇은 미국 인간형 로봇의 기본 모델이 될 것이라고 한다. 휴보의 미국진출은 로봇 강국 한국의 주춧돌이 될 것이 분명하다.
로봇공학은 정부가 선정한 대구'경북의 광역경제권 선도사업의 주축이다. 지난해 말 경북대에는 로봇산업진흥센터가 설립됐고, 포스텍 등의 컨소시엄은 올해 연구센터를 설립해 로봇 공학 전문인력 양성에 나선다. 11월 포항에선 '2009 월드 로봇 올림피아드'도 열린다. 반가운 일이다.
우문기 교정부차장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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