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작, why?]오귀스트 르누아르

삶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포착해냈던 예술가

*작 가 명 : 오귀스트 르누아르 (Ronoir, Auguste 1841~1919)

*제 목 : 그 네 (La Balancoire)

*연 도 : 1876년

*크 기 : 92.0x73.0cm

*재 료 : Oil on Canvas

*소 장 처 : 파리 오르세 미술관 (Orsay Museum, Paris)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화려한 색채의 향연으로 담아낸 인상주의 화가 피에르 오귀스트 르누아르(1841~1919)의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그림은 즐겁고 유쾌하고 예쁜 것이어야 한다"는 예술철학을 가졌던 화가 르누아르의 이번 전시회를 통해 다양한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 그의 전시작들 사이로 화창한 봄날의 따스한 풍경이 고스란히 담긴 작품 한 점이 시선을 한동안 사로잡았다.

이 작품은 화창한 날의 부드러운 분위기를 환기시키고 있다. 햇빛은 나무 사이로 스며들어 인물의 얼굴과 옷 위에서 눈부시게 부서지고, 밝은 색 점들과 푸른색과 자주색이 섞인 어두운 점들이 한데 어우러진다. 몽마르트의 주민이자 코르토 거리 지척에 위치한 물랑 드 라 갈레트의 단골손님이었던 잔느(Jeanne)가 그림 속의 여주인공이 되어 그네 위에 올라서 있다. 왼쪽에는 여름용 밀짚모자를 쓴 두 남자가 대화 중이고 어린 소녀는 잔느를 바라보고 있다. 뒤 배경에는 4명의 인물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얼마나 고요하고 평온한 광경인가!" 그림 속의 인물들은 모두 진정한 한량들이다. 이 젊은이들은 어떠한 욕심도 없이 그저 그들의 삶과 쾌청한 날씨, 그리고 풀잎이 비추는 아침 햇살을 즐기고 있을 뿐이다. 이들에게 무슨 걱정이 있으랴! 행복, 이 매혹적인 그림을 보는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오직 이 한 단어만이 떠오를 것이다. "이제까지 이보다 더 행복한 그림은 없었다." 작품의 전 제작 과정을 지켜보았던 르누아르의 친구 이자 기자인 조르주 리비에르는 감탄했다.

이 작품은 르누아르가 인상파에 속했던 1870년대 후반에 제작된 그림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작품이었다. 르누아르는 인물의 옷에서도 볼 수 있듯이 현대적 삶을 주제로 택했다. 그가 보여준 과감한 색채 실험은 1877년 뭇 평론가들로부터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보색대비, 반짝이는 어두운 색깔의 점들과 윤곽선을 사라지게 할 만큼 강렬한 빛은 당시 충격으로 다가왔다. 르누아르는 일상의 행복을 그린 화가였다. "그림은 사람의 영혼을 맑게 씻어주는 환희의 선물이어야 한다"는 예술철학과 함께 가족과 친구들의 생활을 언제나 주의 깊게 관찰하고 삶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포착해냈던 예술가로 기억되고 있다.

김태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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