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1일 신종플루 경보를 최고 단계인 '대유행'으로 격상했지만 우리 정부는 국내 확산 정도가 심각하지 않은 것을 감안해 국내 재난 경보 수준을 현재 2단계 '주의'에서 유지할 방침이다.
◆세계적으로 감염자 2만9천여명, 사망 144명
세계보건기구는 신종플루 경보를 지난 4월 29일 5단계로 격상된 지 44일 만에 최고 단계로 올렸다. 멕시코에서 발생해 북반구에서 퍼지던 것이 호주 등 남반구로도 빠르게 확산한 것이 계기가 됐다. 1968년 홍콩에서 인플루엔자로 약 100만명이 숨진 이후 41년 만이다.
하지만 이번 '대유행' 선언은 신종플루 바이러스의 지역성을 고려한 것일 뿐 심각성에 기인한 것은 아니다. 인체 건강에 미치는 심각성의 등급에 따르면 이번 독감은 '중간 수준(moderate)'으로 국경 폐쇄나 국제교역 및 이동을 중단시키거나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WHO의 입장이다.
11일까지 WHO가 공식적으로 집계한 사망자는 멕시코 108명, 미국 27명, 캐나다 4명 등 7개국 144명이다. 감염자 수는 74개국 2만8천774명으로 미국(1만3천217명)이 가장 많고, 멕시코(6천241명), 캐나다(2천446명) 순이다.
◆국내 감염자는 우려하지 않아도 될 수준
정부는 12일 국내 상황은 심각하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2단계 '주의'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국내 감염자 숫자는 11일 미국에서 입국한 학생 2명과 50대 필리핀 여성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아 지금까지 56명으로 늘어났다. 이 중 상당수는 미주지역 등에서 입국하는 과정에서 감염이 확인된 사람들이고 국내에서 신종플루에 감염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오는 20일 이후 국내 대학들이 여름방학을 맞는 가운데 계절학기 등을 수강하려는 외국인 유학생이 대거 입국하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전국 140개 대학에 1만7천여 명의 외국인 유학생이 이달 말쯤 입국할 것으로 파악하고 긴장의 끈을 조이고 있다.
지역의 경우 영남대가 오는 15일부터 25일까지 여는 '한국 문화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하기 위해 칠레, 페루, 과테말라 등 10개국 32명이 입국하는 등 방학을 맞은 외국인 유학생들의 입국이 이달 말쯤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할 예정이다. 경북대는 계절학기에 외국인 20명이 등록해 입국을 기다리고 있으며, 대구한의대에서도 '한국 문화체험 프로그램'에 일본인 유학생 15명이 수강을 신청한 상태다. 영남대 관계자는 "지역 대학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교과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에서 위탁받은 것으로 정부의 감독 하에 철저한 방역 체계를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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