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늦여름, 대구는 쾌재를 부를 것이다. 현 정부 5년 동안 대한민국의 가장 큰 국제행사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전 세계의 스포츠 축제로 주목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있을까. 800여일 남겨두고 대회준비도 순항하고 있다. 메인 스폰서 삼성도 고향도시 대구를 돕기로 결정해 재정적 부담을 덜어줬다.
'육상 황무지'라 불릴 정도로 척박한 토양이 문제지만 한국이 육상강국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중장기 계획도 섰다. 육상 대박스타 발굴에도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김범일 대구시장과 조해녕 전 시장, 유종하 전 장관 등이 발벗고 나서고 있는데다, 대구대회 성공을 위해 뛰고 있는 또 다른 두 축의 인물이 있다. 박종근 국회 국제경기지원특위위원장과 문동후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이다. 이들이 있어 든든하다. 대한민국 육상이 세계 속에 자리 잡는 데 산파 역할을 하고 있는 두 사람을 9일 대구와 서울에서 각각 만났다. 두 사람은 "이미 성공의 싹은 무럭무럭 자라고 있으며, 활짝 꽃피울 일만 남았다"고 희망을 전했다.
◆육상선수권대회의 아버지 역할 '박종근'
4선 국회의원. 그는 정치색을 떠나 대구 발전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 개최에 온몸을 던졌다. 유치단계에선 케냐 몸바사든 유럽이든 직접 발로 뛰었고, 이후엔 예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정부에서 예산 지원에 난색을 표하면 관계자를 국회로 불러 설득력 있는 호통을 치고, 결국 대구시와 조직위가 계획한 대로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박 위원장은 "대구는 한국 육상의 메카(Mecca)"라며 "2년 뒤 전 세계 최고 선수들이 대구에 모여 육상의 진수를 보여줄 것이고, 대회운영이나 시민호응 등에서 분명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어떤 일들을 했나.
"대회 유치에 성공했고 성공적 개최를 위한 준비도 잘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과 예산 지원에도 전력을 쏟았습니다. 이제 육상진흥계획에 온 힘을 쏟을 계획입니다. 이달 중 국회에서 '한국육상 중장기 발전계획'을 보고받습니다."
-어려운 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육상 유망주를 발굴하는 일이 가장 어려운 과제입니다. 수영의 박태환 선수나 피겨스케이트의 김연아 선수처럼 육상에서도 대스타가 나와야 합니다. 개인별 맞춤형 과학적 훈련방법을 통해 일찍부터 꿈나무를 키워야 합니다. 육상스타 역시 돈과 명예 등 엄청난 포상이 뒤따라야 할 것입니다."
-대구대회 성공을 위한 과제는.
"이번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지영준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 것처럼 우리 선수들이 메달도 따고 본선에도 많이 진출해야 합니다. 스포츠는 잘하고 이겨야 많이 보게 됩니다. 메달 색깔에는 관계없이 3, 4개의 메달을 따야 할 것으로 봅니다."
-왜 육상인가.
"우리나라는 올림픽 10위권의 체육강국이다. 하지만 육상은 마라톤을 제외한 다른 종목은 황무지나 다름없다. 육상 금메달을 따면 보조경기장이 아닌 메인스타디움에서 태극기를 휘날리고 애국가가 울려퍼진다. 모든 스포츠의 기초가 되는 육상에서 좋은 성적이 나와야 체육강국으로서의 위상도 높아집니다."
-국회 특위위원장으로서의 할 일은.
"한국 육상 중흥을 위한 종합적인 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대한육상연맹,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육상발전을 위한 지원체제 정비를 위해서는 국회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이 당분간 필요할 겁니다. 현 시점에서 지역 정치인으로서 가장 보람된 일입니다."
-누가 도와주나.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러시아 방문 때 국가적 차원에서 대대적인 지원을 약속했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매년 3, 4회 열리는 회의에 참석해 꿈나무 육성에 대한 계획을 꼭 물어봅니다. 이 밖에도 주호영, 이명규 의원이 대구세계육상대회 성공적 개최를 위해 언제든 필요하다고 하면 발벗고 나서고 있습니다."
◆육상선수권대회 살림살이, 어머니 역할 '문동후'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문동후 사무총장은 1988년 서울올림픽 경기국장과 2002년 한·일 월드컵 사무총장을 지낸 스포츠 국제행사의 전문 행정가이자 살림꾼이다.
그는 2011년 늦가을(8월 27일~9월 4일) 9일 동안 전 세계 213개국 7천여명이 참가하는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흑자대회뿐 아니라 한국 육상진흥의 계기로 삼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대회 소요예산만 직접경비 2천227억원과 인프라(시설) 구축비 2조2천여억원을 합쳐 2조4천여억원에 달한다. 이 중심에 문 사무총장이 있다.
그는 "대회 200일 전까지 모든 골격을 갖춰 준비를 마치고,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튜닝(Tunning)작업에 들어갈 것"이라며 "대구 발전을 이끄는 원동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흥행에 자신 있나.
"일본 오사카 대회보다는 더 좋은 결과를 낳을 것입니다. 특히 대구시민들은 월드컵과 유니버시아드 대회를 치른 바 있습니다. '자원봉사에 참여의사가 있다'는 의견이 24.2%에 이르고, 갈수록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경기성적도 일본이 오사카 대회에서 동메달 1개를 따는 데 그쳤지만, 우리는 메달 3개 정도는 자신합니다."
-특히 어려운 점은.
"아무래도 육상에 대한 홍보가 아쉽습니다. 대시민홍보나 언론을 통해 어떻게 국민적 붐을 조성할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입니다. 야구의 이승엽 선수가 몇 경기째 안타를 못 친 기사가 육상 한국신기록보다 더 기사가치가 높습니다. 지금 현실은 이렇지만 바뀌겠지요."
-구체적인 홍보전략은.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대학생 등 타깃을 정해 다른 홍보방법을 쓸 계획입니다. 초등학생들은 어릴 때부터 기초체력 향상과 유망주 발굴을 위해 학교 차원에서 육상에 대한 관심을 키울 예정이며, 중·고·대학생에게는 육상관전법 등 흥미를 불러일으켜야 합니다."
-육상 붐 조성을 위한 방안은
"2011년 대회 이전에 국민적 관심 제고와 참여분위기 조성을 위해 여러 작은 대회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일에는 대구경북 시도민 육상대회를 열고, 9월 25일에는 대구육상경기대회 야간경기를 열 계획입니다. 생활체육 전국육상대회도 2011년까지 대구에서 열립니다."
-대구가 육상 메카가 될 복안은.
"이번 2011년 대회가 기점이 될 것입니다. 2011년 완공될 육상진흥센터와 아카데미는 전국의 육상 꿈나무들이 육상스타로 발돋움하는 산실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해외 유명 지도자들이 과학적인 훈련법을 가르칠 계획입니다. 실내 육상경기장도 지을 것입니다. 대구 마라톤코스도 런던이나 보스턴처럼 세계적인 코스로 개발해야 합니다."
-육상 선수 및 관계자에 대한 처우는.
"달라질 것입니다. 육상 지도자들에게도 안정된 보수와 함께 인센티브가 주어질 것이고, 국제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는 상금이 엄청나게 늘어날 것입니다. 이번 대구국제마라톤대회에서 우승한 지영준 선수에게도 상당한 상금이 지급됐습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박종근은? 1937년 대구 출생.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워싱턴주립대 국제경제학 석사. 제15~18대 한나라당 국회의원.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대구시당 위원장 역임. 2011년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유치 특별위원회 위원장, 국회 국제경기지원 특별위원장.
※문동후는? 1949년 경북 김천 출생. 서울대 행정학과 졸업, 미국 위스콘신대 행정정책학 석사. 행정고시 12회. 총무처 기획관리실, 서울올림픽조직위 경기조정관, 대통령 비서실 의전비서관, 총무처 조직국장 역임. 2002 한·일 월드컵조직위 사무총장, 세계태권도연맹 사무총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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