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수첩] 부인사 따로 해인사 따로?

'대장경 천년 문화축전, 함께 열 수는 없을까?'

14일 기획재정부 국제행사 심사위원회는 경상남도와 대구광역시가 추진한 '대장경 천년 문화축제'를 국제행사로 각각 승인했다. 한국의 불교 유산을 세계적인 문화로 승화시키자는 취지이다. 축제 개최와 함께 경남과 대구의 역사·문화도시로서의 이미지를 알리고, 지역을 세계의 관광명소로 만들어 이를 상품화한다는 목적도 가지고 있다.

불교 문화유적이 많은 경남도와 대구시가 내세운 대표적 불교유산은 단연 '고려대장경'이다. 경남도에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합천 해인사의 팔만대장경판(국보 제32호)과 판전(국보 제52호), 대구시는 부인사에 보관돼 오다 몽골군 침입으로 소실된 '초조대장경'에 각각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고려대장경 천년' 행사는 2011년이다. 따라서 천년 역사를 논하려면 당연히 초조대장경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경남도에서는 합천군과 해인사 공동으로 지난해 12월 축전에 대한 기본구상을 마련, 306억원을 들여 2011년 9월 23일부터 11월(45일간)까지 해인사 일원에서 '천년의 문명 미래의 지혜'란 주제로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 대구시는 같은 해 7월 1일부터 9월 4일까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맞춰 부인사와 팔공산 동화사 일대에서 '초조대장경 전장(轉藏)대회'를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축전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대장경 천년유산'을 두고 경남과 대구가 따로 축전을 마련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대장경 문화에 대한 체계적 정립이 양분화될 수 있고, 많은 부분에서 예산 낭비를 가져올 것이란 지적이다. 두 광역단체와 불교계가 뜻을 모아 하나로 된 축전을 마련했으면 좋겠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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