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이성적 노동운동이 민주노총 가야 할 길

민주노총 주도로 13일 서울에서 열린 '화물연대 쌍용차 투쟁 승리 결의대회'에 경찰 추산으로 2천500명이 모였다. 1만 명이 참석할 것이라던 민주노총 발표에 턱없이 모자라는 수였다. '6'10 범국민대회'에도 민주노총 참석 조합원은 경찰 추산으로 1천100명에 그쳤다. 산하 노조들의 잇단 탈퇴로 내상을 입은 민주노총이 세를 모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올 夏鬪(하투)에서 민주노총이 힘을 쓰지 못하는 분위기는 파업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11일부터 시작한 화물연대 파업 경우 평소와 다름없이 화물운송이 이뤄지고 있다. 파업 영향이 미미한 양상이다. 하투 시작을 알리며 지난달 22일부터 파업에 돌입한 쌍용차 역시 파업 참여 노조원이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총파업과 대규모 집회 등 격렬한 양상을 띠었던 민주노총의 예년 하투와는 다른 흐름이 올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경제 위기로 민주노총 조합원들 사이에 "강경투쟁 일변도로 가다가는 노사 모두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한 때문이라고 본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파업에 대한 노동 현장의 반발에다, 경제 위기로 인해 조합원들의 파업 참여의지가 떨어지면서 하투 동력이 약해진 것이다.

6월 하투 분위기를 최대한 끌어올린 후 7월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게 민주노총 계획이지만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이성적으로 변한 노동자들이 노조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민주노총의 리더십이 흔들리는 게 가장 큰 요인이다. 집회에서 '특수고용직 근로자 노동기본권 보장'이나 '이명박 정부의 노동탄압 분쇄' 등 정치색 짙은 구호만 터져나오는 데 대해 노동자와 시민들은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이성적으로 변한 노동현장에 맞는 이성적 노동운동으로 선회하는 게 민주노총이 가야 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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