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은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종합일간지이다. 제호만 봐도 반갑다. 매일신문에는 우리 지역의 기업 활동, 경제사정, 운동 선수의 활약, 문화 행사의 내용, 각 분야 인사들의 동정, 각급학교의 교육활동 등 지역민의 피부에 와 닿는 기사가 많다. 지역이 안고 있는 문제점과 발전 방향에 대한 논의와 비판도 있다. 매일신문에는 중앙지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매일신문만의 장점이 있다.
그러나 칭찬과 축하의 노래만 부르기가 어려운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현재 우리나라 신문산업 전체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하여 신문광고 시장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인터넷과 위성TV와 같은 새로운 매체의 등장은 구독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젊은 독자층은 신문을 가까이하지 않고 있다. 매일신문도 예외가 아니다.
독자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이러한 현실이 몹시 안타깝다. 매일신문에서도 나름의 해결책과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을 것이다. 원인 파악이 중요하다. 진단이 잘못되면 올바른 처방이 나올 수 없다.
신문이 처해 있는 어려움의 원인을 매체 환경의 급격한 변화와 같은 외부 요인 탓으로 돌리기 쉽다. 그러나 외부 요인을 탐색하는 길은 심리적으로 편한 길일지 모르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는 길은 아니다. 문제의 원인을 신문 내부에서 찾아야 한다.
매일신문의 어려움을 내부에서 찾는 데 동의한다면, 매일신문의 현주소를 신문의 기능별로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에도 동의할 것이다. 신문의 기능은 크게 사실 보도 기능, 여론 형성 기능, 정보 및 오락제공 기능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사실 보도 기능을 살펴보자. 신문은 정치, 경제, 전쟁, 교육 등에 대한 국내외의 소식을 전달해 준다. 그런데 수많은 정보 중에서 어느 것을 보도할 것인지 결정하는 데에 이미 가치판단이 개입한다. 사실의 전달 과정에서 사실을 재구성할 수도 있다. 신문사의 입장, 지역민의 입맛에 맞는 기사만 선택하지 않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절반의 진실'을 전체인 양 보도한 적이 없는지 살펴봐야 한다. 기사의 취사선택과 비중 결정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여론 형성 기능도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신문은 사설, 칼럼, 시사만화 등을 통한 비판과 계도로 공론의 형성과 확인에 기여하고 있다. 매일신문의 일부 사설과 칼럼에서 사회적'정치적 편향성이 없었는지 진단해 보아야 한다. 신문도 상품이므로 구독자의 성향이나 지역의 정서적 특수성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다양한 시각을 반영하지 못하는 획일적인 사설과 칼럼은 우선은 확인과 공감을 통한 일시적 만족을 제공할지 모르지만 장기적으로는 식상하게 마련이다. 다양한 견해를 접하는 즐거움을 독자에게 선사할 필요가 있다. 공정하고 균형 잡힌 시각의 논조는 장기적 관점에서 지역 사회의 발전뿐만 아니라 독자 확충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정보 및 오락제공 기능도 되돌아보아야 한다. 신문은 일상 생활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스포츠, 연예, 취미 등에 대한 기사를 통해 오락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정보 제공에 있어서는 사건의 내막이나 각 당사자의 입장을 알 수 있는 심층 기사와 날카롭고 다층적인 분석 기사를 늘려야 한다. 스포츠의 경우 프로 스포츠나 유명 선수 위주의 기사가 많다. 프로스포츠 관련 기사의 독자 흡인력은 결코 적지 않다. 그러나 이와 더불어 지역민들이 참여하고 있는 생활 스포츠에 대한 기사도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다. 만약 지역의 동호인 축구대회, 테니스 클럽 대항전, 마라톤 동호회 소식 등이 자주 보도된다면 지역민은 매일신문에 대해 더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질 것이다.
객관적인 보도, 공정한 비판, 고품질의 정보 제공, 지역민의 생활밀착형 기사는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종합일간지로서의 매일신문의 위상을 더욱 높일 것이다. 매일신문의 발전을 빈다.
강형구(대구시교육청 법무담당관 사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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