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그들은
연예인들만 만삭 사진을 찍는 게 아니다. 평범한 예비 엄마들도 부른 배를 드러내놓고 기념사진을 예쁘게 찍는다. 만삭 화보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지난해부터 아기 사진관이 경쟁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고객 유치를 목적으로 공짜 만삭 화보를 서비스하면서 불과 1, 2년 만에 만삭 촬영은 임신부들에게 출산과정의 하나가 돼버렸다. 여기에다 생애 '딱 한번'일 수도 있다는 저출산의 분위기가 만삭화보 촬영을 부추기고 있는 셈이다.
만삭촬영을 한 최미순(32·대구시 동구 신천동)씨는 " 만삭 촬영은 이젠 필수가 됐다. 모든 임신부들이 당연한 과정으로 여기고 있다. 카메라 앞에 둥근 배를 내미는 것이 조금은 쑥스러웠으나 오랫동안 추억될 만한 일이라 즐거운 마음으로 촬영을 했다"고 한다. 최씨는 "아이를 낳은 지 두달이 지난 지금 만삭의 사진을 보면 풋풋한 추억처럼 즐겁다"고 덧붙인다. 어른들이 볼까봐 밖에 내놓지는 못하지만 둘째를 낳아도 만삭 촬영을 할 것이라고 했다.
촬영을 하러온 한 예비 엄마는 "아이를 키우면서 힘들 때 만삭 사진을 보며 출산 당시의 기쁨과 아이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생의 소중한 한 부분을 기록하고 싶은 것이 촬영의 동기라고 했다.
임신부들이 만삭 촬영을 필수처럼 생각하는 이유로 연예인들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연예인들이 만삭의 모습을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몸을 내보이는 태도가 임신한 몸을 드러내는 것에 대한 부끄러움을 잊게 만든 듯하다. 국내서는 안정환, 이승엽의 아내가 만삭의 모습을 찍어 처음으로 공개했고, 그 후 변정수 채시라 김희선을 비롯, 정혜영 손태영 등이 만삭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유행처럼 번지게 됐다.
만삭 화보는 1991년 데미 무어가 터질 듯하게 부른 배를 과감하게 드러낸 것이 처음이었다. '배니티 페어'(Vanity Fair) 잡지 표지에 만삭의 누드 사진을 실어 당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이 사진은 임신부 스타의 누드 촬영이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데미 무어의 누드 사진이 실린 이 잡지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 셀러 중의 하나로 기록됐다. 데미 무어는 최근 만삭의 누드 사진에 대해 입장을 밝히면서 "그 사진이 임신한 여성도 매력적이고 섹시하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독자들의 이러한 반응은 전혀 기대하지 않고 개인적인 보관용으로 촬영했다"고 했다. 어쨌든 그 당시 데미 무어의 만삭 누드는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 예쁘게 찍으려면
만삭 사진은 임신 8개월째, 대략 32주에서 36주에 찍는 것이 가장 예쁘다. 이 시기가 배가 처지지 않고 배의 곡선이 가장 아름답기 때문이다. 대부분 사진관에서는 신축성 있는 원피스나 드레스 등을 갖춰놓고 있기 때문에 의상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촬영을 할 때 머리 모양이나 화장은 자연스럽게 하도록 한다. 자연스러운 모습이 오랫동안 두고 보기에 가장 좋기 때문이다.
양정혜 예림사진관 실장은 "행복하고 아름다운 순간의 모습을 살리는 것이 가장 좋은 사진이다. 자연스럽게 일상의 한 장면을 담으려는 기분으로 임하면 행복한 순간을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는 사진이 될 것"이라고 했다. 연예인들의 포즈나 분위기를 내려 하기보다는 부부의 일상의 모습을 추억한다는 자세가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과거에는 흑백으로 실루엣을 강조했으나 이제는 전체적인 분위기를 살리고 배 부분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 흐름이다. 작품 사진을 찍으려는 욕심보다는 무심한 일상의 한컷을 담으려는 마음이면 좋은 사진을 만들 수 있다.
김순재 객원기자 sj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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