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통업계 "어서 와, 5만원권"

▲ 5만원권 경제 시대를 맞아 유통업체 사람들의 손길이 바빠지고 있다. 소비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사진은 종전보다 거스름돈 준비 규모를 크게 늘릴 예정인 동아백화점 매장.
▲ 5만원권 경제 시대를 맞아 유통업체 사람들의 손길이 바빠지고 있다. 소비 활성화가 기대된다는 것이다. 사진은 종전보다 거스름돈 준비 규모를 크게 늘릴 예정인 동아백화점 매장.

오는 23일부터 5만원권이 나올 예정인 가운데 '5만원권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0만원짜리 수표보다는 쓰는데 부담이 덜한 5만원권이 소비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유통업체들의 기대가 있는 반면, 장기적으로는 5만원권의 등장이 물가를 크게 올리는 역할을 할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내수가 살아나는 계기(?)

유통업체 관계자들은 10만원짜리 수표를 꺼내들거나 1만원짜리 10장을 빼내는 손길은 떨리지만 5만원짜리 1장을 지갑에서 빼내는 것은 심리적으로 부담이 덜한만큼 5만원짜리의 등장이 소비를 늘리는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하고 있다.

더욱이 5만원권이 나오면 과거보다 지갑에 들어가는 현금의 총량이 늘어난다는 해석을 유통업계는 내놓고 있다. 현금 보유가 늘어나면 소비 횟수가 늘어날 소지도 더 크다는 것이다.

때문에 유통업체들은 이번 주말부터 일제히 '5만원 마케팅'에 들어갔다.

동아백화점은 5만원권 발행(23일) 직후인 26일부터 전 점포에서 각 상품군별로 모두 50여 브랜드가 참여하는 5만원 균일가 상품전을 진행한다.

여성의류의 경우, 원피스, 블라우스, 재킷, 바지 등을 기존 가격에서 할인해 5만원에 한정 또는 균일가 판매한다. 남성의류도 넥타이와 드레스 셔츠 등 정상가격 7만원 이상의 제품을 2종류 이상 사면 5만원 균일가격에 판매한다. 스포츠 의류도 5만원 균일 판매하며,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노스페이스 역시 기능성 짚업티셔츠를 5만원에 한정 균일 판매한다.

동아백화점 전략마케팅팀 권희진 팀장은 "5만원 신권이 23일부터 본격적으로 유통되면 고객의 소비 행태 역시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9천900원, 1만9천원 등의 상품이 많았는데 5만원권이 등장하면 4만9천원 상품이 크게 늘어날 것이다. 5만원권 신권 한장으로 살 수 있는 상품을 확대함으로써 매출을 크게 늘릴 방침"이라고 했다.

롯데백화점도 대구점 지하2층 행사장에서 5만원권 발행 특별기획으로 남성캐주얼 여름상품전을 진행한다. 25일까지 이어지는데 남성티셔츠를 4만9천원에 판매한다. 아동복도 4만9천원대에, 와인도 비슷한 가격대에 내놓는다. 5만원의 등장을 최대한 마케팅에 이용한다는 것.

대구백화점도 비슷한 행사를 계획중이며 5만원권 신권 교환서비스도 한다.

◆물가 오르는 계기(?)

백화점들이 일제히 5만원권 이벤트를 벌이는 가운데 장기적으로는 1~3만원대 상품 가격이 5만원대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식품과 생필품 등 주요 소비재업체들은 올 추석 선물세트부터 5만원대 패키지상품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대구시내 유통업체 한 관계자는 "올 설까지만 해도 9천900원대 선물이 나올만큼 저가 상품이 많았지만 5만원권이 나온만큼 자연스럽게 선물 꾸러미 가격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세뱃돈, 축의금 등도 자연스레 5만원으로 고정될 수 있다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3만원짜리 축의금이 완전히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현금을 많이 만지는 유통업체 등은 5만원 식별에 비상이 걸렸다. 5천원권과 색깔이나 크기가 거의 비슷해 혼동할 소지가 크다는 것이다.

또 예전보다 거슬러줘야하는 돈이 크게 늘어나는만큼 계산대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도 커지게됐다.

동아백화점 권오현 홍보팀장은 "5만원권을 잘 알아볼 수 있도록 자체 직원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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