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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시 홍보지에 '대통령 욕설'…靑 "상상 못할 일"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 "국가원수 모독은 예전 같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사건이죠." 강원도 원주시 시정 홍보지에 이명박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욕하는 문구가 들어간 시사만화가 실린 데 대해 청와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지만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청와대 직원들은 "원주 시정 홍보지(행복 원주) 6월 1일자에 '이명박 XXX'라는 욕설이 만화 속에 교묘하게 쓰여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18일 삼삼오오 모이기만 하면 이 문제를 화제에 올렸다. 청와대 한 관계자는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판단해 검찰이 기소한 PD 수첩 제작진과 다를 게 뭐가 있냐"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에 불만이 있으면 정정당당하게 그리면 되지, 숨은 그림으로 비꼰 것은 시사만화가로서 비겁한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파문을 낳은 이 시사만화는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제목으로 호국영령의 위패 앞에서 묵념하는 가족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제단의 문양에 욕설이 들어가 있다. 얼핏 무늬로만 보이는 욕설은 거울에 비친 것처럼 좌우가 바뀌어 있어 세심히 보지 않으면 알아보기 힘들다.

이 같은 사실은 17일 한 원주 시민이 지역구 국회의원인 한나라당 이계진 의원의 공식 블로그에 캡처 화면과 함께 올리면서 처음 알려졌다. 원주시정 홍보지 '행복 원주'는 월 2회, 각 2만부가량 인쇄돼 읍·면사무소, 동 주민센터 등에 배포되며, 일부는 출향 인사들에게 발송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원주시는 18일 만화를 그린 시사만화가 최모(44)씨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고 관련 공무원들을 직위 해제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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