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살아가는 이야기)모범생 아들 갑자기 엉뚱한 행동

'사춘기.' 말하기 너무 힘들다. 모범생이던 내 아이는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입학을 하면서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다.

서먹서먹하고 낯선 친구들이 수두룩했고 무슨 말을 해도 고분고분하던 아이가 반항적인 말투로 대꾸를 했다. 책가방 끈은 최대한 길게 늘려 메고 등교하는 복장 모양새는 불량배 같다고 수없이 타일렀지만 막무가내다. 집에서 머리를 잘 자르던 아이는 엄마는 촌스럽게 자른다면서 시내 미용실에 가서 자른다고 거부했고 행동거지도 학생 신분을 탈피하려는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자꾸 감지되어 담임 선생님에게 상담요청을 해 학교를 찾았다.

교문에 들어서자 우르르 뛰어나오는 학생들. 내 아이 친구라면서 소개를 한 뒤 밝은 모습으로 인사를 할 때면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교우 관계는 좋아보였다.

이 순간이 진실이길 빌면서 선생님과 상담에 들어갔다. "어머니, 제가 볼 때는 공부보다는 청소하기를 좋아하는 친구이고, 교우관계는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는 놀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랑 잘 어울리며, 운동장에서 뛰어노는 것보다는 폰으로 게임하는 걸 좋아하는 그런 친구…." 힘 빠지는 이야기에 앞이 캄캄했다.

그렇게 6개월이 흘렀지만 아직도 학생 신분에 어긋난 요구에 엄마를 당황하게 만드는 아들이다. "엄마, 귀 뚫어주면 안돼?" "누군 폰케이스를 인터넷으로 샀는데 모양이 아주 예쁘던데. 나도 사고 싶다." "엄마가 사준 옷 상표가 떨어졌는데 상표 수선해줘."

야! 아들, 들어줄 만한 것은 들어주겠지만 엄마 힘 빠지는 요구사항은 삼가 주라. 또 한 가지, 잡생각 하지 말고 미래의 꿈을 위하여 공부 좀 하자. 나의 희망아~.

이동연(대구 북구 복현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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