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故 최영호 교수를 기리며…

계성고 유도부'경북대 체육교육과 개설 주역

원로 체육인이신 최영호(사진) 선생님께서 우리 곁을 떠나셨습니다. 최 선생님은 1911년 1월 20일 전주 최씨 최익언님의 셋째 아들로 대구 남산동에서 출생하셨습니다. 대구 수창보통학교를 졸업하셨고, 대구고등보통학교 시절에는 농구, 야구, 축구 대표선수로서 또한 응원단장으로 활약하신 바 있습니다.

청운의 꿈을 품고 일본에 유학해 1934년 동경에 있는 일본체육전문학교를 졸업하셨고, 강도관(講道館) 유도 5단증을 수득하신 후 귀국하여 약관 23세 때 김천고등보통학교(김천고보) 강사를 거쳐 그해 9월부터 1946년까지 계성고에 근무하셨습니다. 계성고 교사로 근무할 당시, 일본인들에게 멸시당하지 않기 위하여 "학생들에게 유도를 가르쳐야겠다"고 미국인 교장 선생님을 설득해 전교생에게 유도를 정과(正科)로 채택해 지도하였습니다. 당시 계성학교 유도부원들은 여러 해 동안 매년 전국을 제패하는 전통을 수립하였으며, 강도관 유단자 약 30명을 배출하였습니다. 그 결과 최고 제자인 신도환(10단) 선생을 비롯하여 오영모(9단) 선생과 같은 우리나라 유도계의 거목을 길러내셨습니다.

12년간 계성학교에 재직하는 동안 유도, 텀블링, 농구, 축구 등을 장려해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하는 학생을 만드는 데 전력하셨습니다. 이때 선생님께서 지'덕'체를 상징하는 현재 계성학교의 마크를 직접 고안하셨습니다.

35년에는 영남체육회 창립이사로 참가해 대구를 중심으로 경남'북 일원의 체육 발전을 위하여 노력하셨습니다. 1946년 대구사범대학으로 부임하셨고 1954년 경북대학교 사범대학에 체육교육과를 개설해 후진 체육지도자 양성에 정진하셨습니다. 1976년 정년퇴임 후 명예교수로 추대되셨습니다.

선생님은 경북체육회의 활동에 오랫동안 깊이 관여하셔서 종합운동장 및 시민경기장 건설, 실내체육관 건립, 경북스포츠학원 설립 등 여러 가지 체육 관련 사업에 공헌하시면서 경북체육회 이사, 이사장, 부회장, 회장 및 고문을 역임하셨습니다.

선생님은 그동안의 교육과 체육 활동에 관여한 공로로, 경상북도 문화상(1960년) 수상을 비롯하여 대한민국 체육문화포장(1962년), 대한민국 체육공로상(1963년), 감사패(1971년,1993년,1996년), 연공상(1972년), 특별공로패(1980년, 1998년) 등 수많은 상을 수상하시면서 우리나라 교육계와 체육계에 굵직한 업적을 남기셨습니다.

선생님은 경북대 체육교육과와 대구경북 지역의 체육 발전에 크나큰 선구자의 역할을 담당하시면서 체육인들의 우상처럼 우뚝 큰 자리를 차지하고, 항상 우리들 곁에 계시는 크나큰 별로 영원히 잊히지 않을 분이 되셨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수천 경북대 체육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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