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병휘의 교열 斷想] 또 다른 빛깔

건물을 지을 때 넘어가는 것을 막으려 바닥이나 천장에 대는 지지대가 들보다. 들보는 금방 눈에 띈다. 하지만 티끌은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도 '남의 눈의 티끌'은 쉽게 찾아내지만 '자기 눈의 들보'는 보지 못한다.

타인을 심판하는 것은 쉽다. 본인이 없는 곳에서 허물을 말하기는 쉬운 일이다. 순간적으로 방심하면 누구나 빠지는 실수이다. '저 사람은 왜 저렇게 말할까' '어찌하여 저런 식으로 행동할까' 무의식중에 이렇게 말한다. 이는 자신도 모르게 '비판의 시각'을 갖기 때문이다. '아 그렇게도 말할 수 있겠구나' '그렇게 행동할 수도 있겠구나'라는 긍정적인 시각을 가지는 것이 받아들이는 자세이다.

"김범일 대구시장과 조해녕 전 시장, 유종하 전 장관 등이 발 벗고 나서고 있는데다, 대구대회 성공을 위해 뛰고 있는 또다른 두 축의 인물이 있다." "눈이 내리는 바다는 또 다른 빛깔이었다." "북한이 또 다시 핵실험을 감행했다." "우리나라 평균 출산율이 또다시 세계 최저를 기록했다."

"진보진영의 이 같은 시국선언이 대립과 갈등만 부추길 뿐이라며 자제를 촉구하는 보수 성향의 교수와 단체들의 기자회견이나 시국선언도 잇따랐다." "영남대는 20일 오전 천마아트센터 챔버홀에서 개교 62주년 기념식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비전을 선포했다." "지난달 말 장거리 탄도 미사일 기재가 평양 근처 군수공장에서 화물열차에 실린 것이 확인됐다면서 산케이 신문이 이같이 보도했다." "토론회에서 '경제위기? 여성노동위기!:여성 실업 현황과 실업 대책'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또다시' '또 다른' '이 같은' '이같이'는 글쓰기 할 때 자주 사용된다. 이때 붙여 써야 할지 띄어 써야 할지 헷갈려한다. '또다시'는 부사로서 거듭하여 다시, 재차, 한 번 더, 되풀이하여라는 뜻으로 붙이고 '또 다른'은 부사+형용사 형태로 띄어 써야 한다. '이같이'도 이와 같이, 이렇게란 뜻의 부사로서 붙여 쓰며 '이 같은'은 대명사+형용사 형태로 띄어 쓴다.

5월 23일 전직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를 기점으로 6'10 민주항쟁 22주년을 맞으면서 시국선언이 잇따르는 등 어수선한 6월이었다. 전직 대통령의 투신은 또다시 있어서는 안 되며, 자신의 생각만 옳다며 상대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것은 불행한 일이다.

상대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 고집도 '신념'으로 바뀐다. 부정하고 배척만 하면 고집은 '트집'이 된다. 단순하게 받아들여야 믿음이 된다. 사람을 믿고 신뢰하는 것은 언제나 용기 있는 일이다. 상대를 믿는 것은 위대한 힘이다. 자신보다 못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의 말도 가끔은 들어줄 줄 알아야 한다. 서로를 포용하는 믿음과 사랑이 가득한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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