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흔들리는 필승 불펜…삼성, 5연패로 7위 추락

삼성 라이온즈의 철벽 불펜에 금이 갔다. 권혁, 정현욱,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은 삼성의 최대 강점이자 자존심. 하지만 서울 잠실구장에서 19, 21일 열린 LG 트윈스와의 3연전에서 이들이 차례로 무너지는 쓰라림을 맛보며 세 번 모두 패했다. LG와의 경기 전까지만 해도 4위를 달리던 삼성은 7위로 추락하면서 5연패에 빠졌다.

국가대표급 필승 불펜은 득점력이 저조함에도 삼성이 중위권을 유지해온 원동력. 하지만 21일까지 5연패를 당하는 동안 필승 불펜은 잇따라 무너졌다. 17일(0대1 패), 18일(6대9 패) 롯데전에서 각각 4회에 조기 등판한 권혁과 정현욱은 3과 1/3이닝 1실점, 2와 2/3이닝 1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19일(4대5) LG전에서 정현욱은 이진영에게 역전 3점 홈런을 맞았다.

비로 20일 경기가 연기돼 21일 LG전은 더블 헤더로 열렸다. 그러나 1차전 결과는 불펜이 흔들려 다시 5대6 역전패. 5대4로 앞선 7회말 권혁은 볼넷 2개와 안타 1개로 1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공은 정현욱에게 다시 떠넘겨졌다. 하지만 정현욱은 안치용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박경수의 내야 땅볼 때 1점을 더 허용해 5대6으로 승부가 뒤집혀버렸다.

더블 헤더 2차전에서는 마지막 보루 오승환마저 고배를 마셨다. 4연패에 빠진 삼성은 1대2로 뒤진 7회말 1사 만루에서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띄웠다. 이 고비를 넘긴 뒤 반격을 노릴 심산이었으나 기대는 어긋났다. 오승환은 대타 이진영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았고 권용관을 볼넷으로 내보낸 뒤 박용택에게 우월 만루 홈런을 맞고 주저앉았다.

2차전 패배에는 전략 실수도 한몫했다. 심광호를 5번 타순에 지명 타자로 기용한 것이 그것. 삼성은 LG 에이스 봉중근을 상대로 1회초 김재걸의 볼넷과 최형우의 2루타, 강봉규의 볼넷으로 1사 만루의 기회를 잡았으나 심광호가 3구 삼진을 당하는 바람에 공격의 맥이 끊어졌다. 이날 심광호는 3구 삼진 2개를 포함해 삼진 3개 등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차전에서 심광호는 양준혁 대신 선발로 나섰다. LG 선발 봉중근이 좌완 투수여서 우타자 심광호를 세운 것으로 보이지만 좌투수를 상대로도 타율이 4할대인 양준혁과 심광호의 기량은 애초에 비교 대상이 아니었다. 심광호가 이날 부진하긴 했으나 사실 중심 타선이라는 헐거운 옷을 입혀 놓고 비난을 받게 방치한 것은 코칭스태프의 책임. 그 정도 전략에 봉중근이 말려들리 만무했다.

한편 삼성은 더블 헤더 1차전에서 박진만과 조동찬이 부상을 당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유격수 박진만은 병살 플레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발에 걸려 다리에 부상을 입었고 조동찬은 기습 번트 후 1루로 뛰다 LG 1루수 로베르토 페타지니와 충돌, 구급차에 실려 인근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 다행히 두 선수 모두 큰 부상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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