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역 전문계고교 졸업자 10명 중 취업자는 2명이 채 되지 않는 반면 진학자는 7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나 '전문기능인 양성'이란 전문계고의 설립 목적이 퇴색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초·중·고교 정보공시 사이트인 '학교 알리미'(www.schoolinfo.go.kr)에 공개된 2008학년도 전문계고의 졸업생 진로현황을 분석한 결과에서 확인됐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대구 20개 전문계고 졸업생 7천580명 중 1천362명만 직장을 구해 취업률은 18%에 그쳤고, 나머지 75.1%는 대학에 진학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대와 4년제 대학 진학률은 각각 78%, 22%로 집계됐다.
전국 전문계고의 평균 진학률은 72.9%, 취업률은 18.9%로 대구의 경우 진학률이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 전문계 고교의 구·군별 취업률은 남구가 1천353명 중 331명이 취업해 24.5%로 가장 높고, 다음은 달서구(23.8%), 동구(14.9%), 중구(12.4%) 순으로 나타났다.
개별 학교의 취업률과 진학률은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취업률에선 대구제일여자정보고가 56.2%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경북여자정보고(37%), 상서여자정보고(30.4%) 순으로 여학교가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대구전자공고(1.4%), 대구동부공고(2.6%), 대구서부공고(3.7%)는 5% 미만을 기록했다. A전문계고 교장은 "남학생은 병역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여학생보다 취업률이 크게 낮다"며 "고졸자 채용인원 감소, 학교의 전통 및 수준 등에 따라 학교별로 취업률 차이가 크게 벌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진학률의 경우 대구자연과학고가 88.4%로 가장 높았고, 대구전자공고(86.4%), 대구공고(86%), 영남공고(83.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대구제일여자정보고는 43.8%, 구남여자정보고는 58.8%, 경북여자정보고는 63%로 상대적으로 진학률이 낮았다.
4년제 대학 진학률에선 대구자연과학고가 41.8%로 가장 높았고 다음은 대구공고(29.2%), 영남공고(25.4%) 순으로 나타났다.
중앙경영정보고 이민형 교장은 "학력선호 의식이 뿌리 깊은데다 전문계고 졸업생을 채용하는 기업이 줄어들면서 진학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학생과 학부모들이 대학 진학을 선호하고 있어 학교에서도 취업과 진학지도를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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