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검찰·국세청, 조직 쇄신 '인사 태풍' 몰아치나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단행한 검찰총장과 국세청장 인사의 핵심 키워드는 '파격' 이다. 천성관(51) 검찰총장 내정자가 사시 22회로 임채진 전 검찰총장(사시 19회)의 3년 후배로 20회 2명, 21회 5명을 뛰어넘었다. 검찰은 후배나 동기(4명)가 총장이 되면 선배는 무조건, 동기는 선별적으로 물러나는 것이 관례다. 검찰에 인사 태풍이 몰아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준보 대구고검장이 22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검찰총장은 가장 먼저 검찰 조직 일신이라는 것에 큰 방점을 두고 인선했다"면서 "이번 내정으로 검찰의 세대 교체가 상당 부분 이뤄지게 됐다"고 말했다.

백용호(53)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는 국세청에서 근무한 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파격이다. 그 때문에 3명의 전임 국세청장이 잇따라 사법처리된 것을 감안해 바깥의 시선으로 국세청을 전면 개혁하라는 임무를 받은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대변인은 국세청장 인선과 관련, "외부 인사와 전문성에 주안점을 뒀다"면서 "백 내정자는 오랜기간 이 대통령을 보좌했고 공정위원장을 하면서도 업무 역량을 발휘했다"고 설명했다. 전임 국세청장 3명이 불명예 퇴진한데다 청와대 국세행정선진화TF를 중심으로 '국세청 개혁방안'을 마련 중인 가운데 외부인사를 투입해 차제에 조직에 '메스'를 들이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인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충청권 출신 2명이 발탁된 부분이다. 검찰총장의 경우 권재진(사시 20회) 서울고검장이 유력시됐으나 4대기관장 중 원세훈 국정원장과 강희락 경찰청장이 대구경북 출신이란 점 때문에 이 대통령이 부담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구경북에서는 이번 인사의 특징을 'TK 배제'로 보는 분위기도 있다. 원 국정원장과 강 경찰청장이 임명되자 여타 지역과 야권이 'TK 전진 배치'라며 몰아붙였고 그 때문에 이 대통령의 손이 오그라들어 무난한 충청 인사를 발탁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대구경북에서는 4대 권력 기관장 인사야 그렇다 치고 앞으로 이어질 청와대 개편과 개각에서도 'TK역차별'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TK 배제'와 달리 서울시 출신을 등용했다는 점에서 'MB식 실용 인사'란 평가도 나오고 있다. 서울시 출신 또한 야권 등으로부터 'S라인'이란 비판을 받아 온 TK 출신과 같은 처지이기 때문이다. 백 내정자는 'MB노믹스의 전도사'란 별칭을 얻을 정도로 이 대통령의 신임을 얻고 있어 국세청의 변화에 국민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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