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폭력·학교폭력 피해 상담 받으세요

#초등학생 A(10)양은 부모님이 일자리를 찾아 다른 지역으로 간 뒤부터 이모집에서 지내고 있다. 하지만 안전하리라고 여겼던 그곳에서 평생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다. 이모가 운영하는 가게 손님들이 몰래 A양을 성추행한 것. A양의 이모는 몇 달이 지나서야 알아채고 경찰에 신고했지만 A양의 가슴에는 상처가 깊게 패인 뒤였다.

#중학생 B(15)군은 몇 달째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해왔다. 단지 '뚱뚱하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단순히 놀리는 것으로 시작했던 괴롭힘은 돈을 뺏고 폭력을 행사하는 수준으로까지 점점 심각해졌다. B군의 말 못하는 고통은 아들의 이상한 행동을 수상히 여긴 부모가 추궁한 끝에 드러났다.

대구경찰청이 2006년 5월 문을 연 대구 여성·학교폭력 피해자 원스톱(One-Stop) 지원센터에 신고된 사례들이다. 성폭력이나 학교폭력 피해자에게 상담·의료·수사·법률 지원을 해주기 위해 설립된 원스톱 지원센터에는 해마다 이용자가 크게 늘고 있다. 2007년 2천660명, 2008년 3천5명이 도움을 받은 데 이어 올해는 5월까지 1천659명이 다녀갔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5%나 늘어난 수치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대구 이용자 수가 전국 16개 지원센터 중 경기도(1천881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며 "성폭력과 관련한 도움 요청이 50% 이상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지원센터 김선미 팀장은 "상담을 원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피해자가 많다"며 "최근엔 대구뿐 아니라 경북·경남 등에서도 피해 상담이 몰리고 있다"고 했다. 센터 시설이나 환경이 우수하다는 점도 이용률을 높이고 있다. 김 팀장은 "시설이 아늑한데다 센터 직원(경찰·상담사·간호사)이 모두 여성이라 피해자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구 지원센터는 편리한 상담을 위해 시민단체 등 유관기관과 핫라인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지원센터 관계자는 "성폭력은 강도나 살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무서운 범죄"라며 "피해가 발생할 경우 혼자 끙끙대지 말고 반드시 지원센터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문의 053)556-8117.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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